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발행어음 자금을 불법 대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국투자증권이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당초 금감원 사전 통지안에 있었던 일부 영업정지가 빠지고 임직원 징계 수위도 낮아져 중징계는 면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3일 오후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부당대출 혐의에 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한 결과 단기금융업무 운용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기관경고와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관련 임직원에 대해선 주의 및 감봉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번 사안은 발행어음 사업자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증권사에 대한 첫 제재 사례가 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종합검사 시 발행어음 자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흘러 들어간 것을 두고 사실상 개인대출로 판단하고 한국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임원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 조치안을 사전 통지했다.
이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이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이 내지 못하고 제제심이 미뤄진 바 있다.
3차 제재심 결과 사전 통지안 대비 기관경고 조치는 유지됐으나 임원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의 조치는 빠져 징계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률대리인을 포함한 다수 회사측 관계자들과 검사국의 진술, 설명을 청취하는 한편 제반 사실관계 및 입증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 매우 신중하고 심도있는 심의를 한 끝이 이와 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는 추후 금감원장 결재 또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징계수위가 최종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