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교 무상교육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정·청 협의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김연명 사회수석 등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정·청이 초등·중학교와 같은 수준의 무상교육을 고교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데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 청와대는 9일 오전 국회에서 '고교 무상교육 시행 당정청 협의'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합의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을 시작으로 2020년 2·3학년, 2021년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며, 고교 전학년이 대상이 되면 매년 2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초등·중학교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을 전면 무상 지원하고 있는데 고교에도 동일한 방식의 지원을 진행하게 됐다. 대상 학교는 고등학교와 고등기술학교 또는 이에 준하는 각종 학교 등이다.
다만 입학금과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 중 재정 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학교는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정청은 사립학교는 원래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결함보조를 받지 않고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고, 사립학교에 진학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 선택에 따른 것이므로 선택권은 존중하는 차원에서 구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 전학년이 혜택의 범주에 포함되는 2021년이 되면 매년 약 2조원의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자금은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이 각각 절반 가량 분담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지원금을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증액교부금은 부득이한 수요가 있는 경우 국가 예산에 따라 별도로 교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실제 소요금액을 산정해 반영한다.
이에 국가와 교육청이 2020년부터 2040년까지 필요 재원을 절반(총 소요액의 47.5%)씩 분담키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부담금은 제외한 금액(총 소요액의 5%)이다. 즉 고교 무상교육 재원은 국가가 47.5%, 교육청이 47.5%, 지자체가 5% 부담하게 된다.
당정청은 고교 무상교육 시행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초·중등교육법'과 재원 확보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올 상반기 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관련 시행령 개정도 함께 추진해 예산 확보와 제도 시행의 안정성을 담보토록 할 방침도 내놓았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당정청 협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지자체 부담분에 대해서는 기재부와 교육부, 교육청이 공동으로 협력해 확보할 예정"이라며 "올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교 3학년 무상교육 시행예산은 시·도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고교 무상교육 완성연도인 2021년 이후의 시행 재원은 향후 지방교육재정 수요 및 여건 등에 관한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고교 학비를 국가가 부담해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보장해야하며 고교 학비지원 사각지대인 40~50대 자영업자·소상공인 및 영세 중소기업 가구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해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추진돼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청 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무상교육은 오래 전에 시행했어야할 일"이라며 "(학비 등이)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교과서 대금 등이 연간 153만원에 달한다. 무상교육을 통해 이 부담을 덜어준다면 월 평균 4차분 소득을 약 13만원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려운 중앙정부 재정 여건을 고려해 교육청도 재원을 함께 분담하기로 했다"면서 "과감한 예산 지원에 합의해준 재정 당국과 초중고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완수에 기꺼이 동참해준 시도 교육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