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북미간 간극 줄이는 중요한 의미 있는 정상회담"
황교안 "양과 질 부실한 회담", 박지원 "좋은 합의 없어 아쉬워"
손학규 "문대통령, 대북수석협상가 역할 기대"
정동영 "답답한 정상회담", 정세현 "워싱턴 노딜"
◆…한미정상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회담을 가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4.11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놓고 정치권은 '잘됐다'는 긍정평가와 '성과가 없다'는 부정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어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상당한 갈등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SNS를 통해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미 정상회담을 잘 마쳤다"며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북미 간의 대화 동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그간 미국이 주장해온 일괄타결 방안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이행 사이의 타협점으로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에 대한 공감을 확인했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한미정상회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간 회담을 하든 어떤 방법으로든 북한의 태도를 확실하게 확인해 연락해달라'고 했다"며 "4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 제재완화를 비롯해 북미관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회담"이라고 지적하며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 결과였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와 미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견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매우 우려스럽다. 앞으로 북한 비핵화 전망이 오히려 더 어두워진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실무회담이 잘되고 있다'고 예고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뜬구름 정상회담이었다. (미국에) 왜 갔는지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회담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2일 오전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좋은 합의가 없어 아쉽다"면서도 "북한과의 물밑 접촉, 대북 특사 파견,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을 접촉하고 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려주는 등 문재인 대통령께서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지원하겠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사실상 노(NO)를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다행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하지는 않겠다고 현상을 유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 동력의 재가동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이제 남은 것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대북특사를 통해 김정은에게 포괄적이고 일괄타격식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단순 중재자가 아니라 한미의 공통 입장을 북한에 관철시키는 '대북수석협상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연석회의에서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하고 담판 성격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여전히 완고한 제재의 틀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요지부동의 입장 속에서 이른바 힘을 구사하는 강대국 정치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의 하노이 회담을 '노딜'이라고 그랬는데 이번의 한미정상회담도 '워싱턴 노딜'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새겨보면 뭐 '북미회담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계를 밟아서 서서히 하자'하는 식으로 정리를 했다. 그건 빨리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정의용 안보실장의 회담 종료 후 설명을 들으니 외교적인 수사로 그냥 가득 찼더라. 그래서 '아, 이번에 이게 별로 성과가 없었구나'라고 생각됐다. 전혀 지금 한미 간에 접점을 못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