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1008억원…전년 동기대비 64%↓
◆…현대오일뱅크 최근 4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1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말 단기간 유가급락으로 인해 약 6년만에 기록했던 분기 영업적자를 올 1분기 다시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작년 4분기 재고평가손실의 환입이 이뤄진 덕분이지만 정유사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의 약세가 이어져 전년 동기 이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2일 현대중공업지주의 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액 5조 1411억원, 영업이익 1008억원, 당기순이익 5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3%, 순이익은 73.3% 줄어들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6.0%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1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피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익이 기존 대비 미미한 수준인 점은 다소 아쉽다. 1000억원 초반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손실을 제외하고 최근 4년 사이 2번째로 작은 규모에 그친 것이다. 1분기만 놓고 보면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현대오일뱅크는 경쟁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널뛰기 실적을 보였다.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지난해 4분기 3개월 만에 배럴당 20~30달러 급락할 때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1700억원대 영업손실을 봤는데 이는 2012년 2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 기록이었다.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시기가 제품가에 반영되는 것에 시차가 생기는 래깅 효과에 따라 재고평가손익이 갈린다. 특히 단기간 급변동에 따른 충격이 심하다는 것이 업계 공통 의견이다.
그나마 현대는 값싼 중질유로 고가의 휘발유를 생산하는 업계 최대 고도화공정 보유로 유가하락 충격을 덜어내왔고 작년 4분기에도 경쟁사와 달리 적자규모를 1000억원대에서 막았다. 1분기에는 유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20달러 가량 올라 재고평가이익을 얻게 됐으나 지난해 급락 전 고점과는 10달러 이상 차이가 나 평균값이 떨어졌다. 이에 실적 개선이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원유를 사다 석유 상품으로 만들 때 붙는 정제마진의 약세가 겹친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에 의하면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5달러 수준이지만 1분기 4달러 내외에 머무르거나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직전분기보다 평균 유가가 떨어져 매출액이 줄었으나 4분기 재고평가손실이 1분기 환입돼 영업이익은 늘었다"면서 "휘발유·납사 크랙 약세로 정제마진이 줄어 작년 동기보다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는 미국 휴가철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이 포함돼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시기인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대측은 산유국 감산이행과 이란 제재 예외 종료에 따른 유가 강보합세, 미 드라이빙 시즌과 봄철 정유사 정기보수 등에 의한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을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