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형 직불제, 농민 소득보전 수단 되선 안돼"
"국민총행복에 기여하는 수단...창출 공익적 가치에 댓가 지불"
"생산성 위주 농정에서 농어촌 다원적 기능 확대"
◆…박진도 농특위원장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박진도 위원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 발족한 농특위는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 사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박진도 위원장은 8일 농특위 발족과 관련해 "농특위는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 사명'"이라며 과거의 농특위가 현안 중심의 대책 마련에 집중한 것과 다른 역할임을 강조했다.
농특위는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농정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4월25일 출범한 대통령 자문기구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비롯해 장관급 당연직 5명과 전문 위촉직 22명 등 총 28명으로 구성되며, 위원 임기는 2년이다.
박진도 위원장은 농특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농어업·농어촌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농어민으로부터 먼저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공익형 직불제'를 농민들의 소득보전 수단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라며 "공익형 직불제는 농어민들이 창출한 공익적 가치에 대해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발족한 농특위는 과거의 농특위와는 달리 현안에 대한 특별대책 마련보다는 '농정의 틀을 바꾸는 것'이 사명“이라며 "따라서 (과거의) 농특위와는 약칭만 같을 뿐이지 그 역할은 전혀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농특위의 사명은 농정의 틀을 바꾸어 농정의 백년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번 농특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3농을 농어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제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삶과 행복을 위해서는 농어민이 행복해야 하고, 농어업과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어업과 농어촌을 농어민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삶터, 일터, 쉼터로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경쟁과 효율 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을 벗어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하여 '국민총행복'에 기여하지 못하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익형 직불제는 농정을 농어민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행복에 기여하는 농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러한 전환에 성공할 때에 농어민의 소득문제가 상당히 해결되고, 농어민의 행복도 증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효율과 경쟁중심의 농정, 즉 생산주의 농정에서 농어업·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 중심으로 농정을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농어업·농어촌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이를 위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위원회를 설치하여 농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공익형 직불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차준수의무(cross-compliance)'를 강조했다.
교차준수의무란 공익형 직불금을 받게 되면 농민도 '깨끗한 농촌 가꾸기' '지역 문화 보존' 등 국가가 요구하는 부분에 상응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위원장은 이와 관련 "공익형 직불제는 그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단순 보조금 정책에서 벗어나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의 전환으로 이해하면 된다"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비료, 농약, 농기계 등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는데, 이제 그런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인데, 이걸 소득 보전으로 접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공익형 직불제가 행복에 기여하는 수단이라는 것으로 이해가 될 때 국민들의 공감대가 얻을 수 있고 그렇게 될 때만이 농민 소득도 올라가고 그들의 삶도 좋아질 것이라고 이해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위원장은 "그간 오랫동안 농촌 개발이라고 해왔는데 소위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돈은 많이 들였는데 과연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됐느냐는 비판이 있다"라며 "그런 하드웨어 중심의 지역 개발 예산을 농촌의 환경을 좋게 한다든지 하는 방향으로 옮기려는 게 공익형 직불제의 의미"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생산성 위주의 농정에 따른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소수 농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모도 키워야 하고 시설도 갖춰야 하는데 모든 농가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할 수 있는 농가 중에서도 선택적으로 하게 돼있다"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 즉 식량 안보"라고 강조하면서 "다원적 기능은 국토 환경 보전기능, 전통문화 보존 등 측면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세대에 대한 자연교육에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박 위원장은 "사람이 자연에서 배우고 자라고 필요한 것 얻고 돌아가는 것인데 지금 우리 교육에 자연교육이 없다"며 "자연교육이 없으니 농어업·농어촌을 알 수 없다. 이는 사람들이 가진 본성과 관련한 문제로 교육적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농특위가 발족한 점과 관련해 "2년이 지났지만 문재인표 농정이 과연 있는 것이냐, 과거와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 하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 농특위가 그 물음에 답해야 할 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위원장은 "농특위는 정부 부처간 거버넌스임과 동시에 민관 거버넌스 조직"이라며 "농어민, 소비자, 시민사회, 정부, 정치인, 학계, 언론 등 모두가 협력해 우리 농어업·농어촌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농특위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