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국당 추천 조사위원은 5가지 자격요건 갖추질 못해"
문대통령 "핵심, 남겨진 진실 낱낱이 밝히는 것...국회 책임 다해 주길"
◆…청와대 전경
청와대는 20일 5.18 진상조사위 출범 지연의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진상조사위가 국민적 합의 정신에 따라 하루 속히 구성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진=조세일보)
청와대는 20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 지연의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진상조사위가 국회의 합의와 입법 취지, 국민적 합의 정신에 따라 하루 속히 구성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 2월 5.18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9월에 법 시행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진상조사위가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부 야당에서 자격이 충분한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청와대는 분명 대변인 브리핑으로 자격 요건을 충족 못한 후보이므로 재추천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유 없이 후보자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5가지 자격 요건이 있었는데 거기에 해당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재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아무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점을 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국회가 추천하는 9명의 위원(국회의장 1명, 더불어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3명, 바른미래당 1명)을 대통령이 결격 사유가 없으면 임명하도록 돼 있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국가공무원법 상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정당의 당원 ▲공직선거법에 의해 실시하는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에 대해서는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또한 ▲위원회 진상규명 사건의 가해자 또는 희생자·피해자의 경우 ▲위원회 진상규명 사건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와 친족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경우 등의 제척 사유도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자당 명의의 3명의 조사위원으로 육군 중장 출신의 권태오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1일 청와대는 권태오·이동욱 후보자에 대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유를 들어 한국당에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고 그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문 대통령이 진상조사위 출범을 촉구한 것에 대해 "자격이 충분한 위원을 추천했는데도 거부한 것이 문제"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당은 두 후보자 중 권태오 전 처장에 대해서는 교체,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후보 자격 유지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자격 요건이 충분함에도 여러 가지 공격에 시달려서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분이 있었다"라며 권 전 차장의 교체 사유를 언급한 뒤 "위원 중 군 경력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해서 위원 요건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며 군 경력 위원을 추가로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기자 재추천 시 또 거부할 방침이냐'는 물음엔 "아직 그 분이 추천위원으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답을 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청와대의 팽팽한 기 싸움으로 진상조사위 구성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