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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진관사로 주말 나들이 어떨까?

조세일보 / 김은지 기자 | 2019.05.22 08:50

진관사는 엄마 같은 절집이다. 가까우니 자주 찾아갈 수 있고, 북한산 응봉 아래 안긴 절의 모습도 편안하다. 진관사에는 마음속 번뇌를 꾸짖는 스님의 엄한 죽비는 없다. 대신 정원 같은 절집과 엄마가 해준 밥처럼 맛있고 건강한 사찰 음식, 그리고 단아한 비구니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마음을 비우라' '나를 찾으라'는 집착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고향에 있는 엄마한테 왔다 가듯, 내 집 뒷동산 같은 절집을 천천히 거닐다 가면 된다.

진관사 효림원에서 방문객과 다담을 나누는 스님들

◆…진관사 효림원에서 방문객과 다담을 나누는 스님들


단아한 비구니 사찰, 진관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추IC에서 나와 10km 갔을까? 매가 날개를 편 듯한 응봉능선 아래로 산사 하나가 멋스럽게 앉아 있다. 신혈사의 후신인 진관사는 1011년 고려 8대 왕 현종이 천추태후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진관(津寬)스님을 위해 지은 천년 고찰이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만나는 해탈문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만나는 해탈문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여느 산사와 달리 진관사는 주차장과 절의 일주문이 가까운 편이다. 엄마 같은 진관사는 대문 앞까지 내주며 방문객에게 '어서 오라' 한다. 일주문을 지나니 팔작지붕을 산뜻하게 올린 해탈문 앞에 극락교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진관사 경내다. 다리 옆으로 잘 정비된 나무 데크 길이 있다. 100m 남짓의 짧은 길이지만, 진관사 계곡의 시원한 녹음을 체험할 수 있는 진관사의 보배 같은 산책로다. 절로 들어갈 때나 나올 때 꼭 걸어보자.

진관사 계곡 따라 사찰로 들어가는 나무 데크 길

◆…진관사 계곡 따라 사찰로 들어가는 나무 데크 길

한국전쟁으로 크게 소실된 진관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63년 진관사의 주지로 오신 진관(眞觀)스님과 2006년 부임한 주지스님인 계호스님 대의 일이다. 두 분 모두 비구니로서 진관사는 13분의 비구니 스님들이 절집을 살뜰하게 가꿔가는 단아한 사찰이다. 진관사 특유의 섬세함과 아늑함에는 이러한 인연과 업이 있다.

진관사 연지원. 누구나 차 한 잔을 들고 갈 수 있다

◆…진관사 연지원. 누구나 차 한 잔을 들고 갈 수 있다

극락교를 건너 진관사의 중심으로 오르면 '마음을 씻는 다리' 세심교를 만난다. 다리 앞에 종무소가 있고 종무소 2층은 스님과 다담을 나눌 수 있는 보문원이다. 종무소 좌측에는 전통차를 맛볼 수 있는 연지원이 있다. 차와 사람, 작은 웃음과 이야기가 있는 이곳은 진관사의 문화 공간이다. 절의 문턱을 낮춰 누구나 와서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조성했다. 연지원의 편액에 담긴 의미가 운치 있다. '송풍자명(松風煮茗)', 솔바람으로 차 싹을 달인다는 의미다.

연지원 편액 송풍자명(松風煮茗)

◆…연지원 편액 송풍자명(松風煮茗)


진관사의 태극기와 국행수륙재

진관사의 문화 공간에서 장독대를 지나 너른 대웅전 마당으로 간다. 대부분의 산사가 산비탈에 자리를 잡아 불당 앞 공간이 비좁은 데 반해, 진관사는 대웅전과 명부전 앞에 널찍한 잔디마당이 펼쳐져 있다.

북한산 응봉능선 아래 펼쳐진 진관사

◆…북한산 응봉능선 아래 펼쳐진 진관사

대웅전 마당에 들기 전, 주지스님이 계신 나가원 앞에 서면 북한산 산세와 어우러진 진관사의 불당과 경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진관사 대웅전 앞마당

◆…진관사 대웅전 앞마당

대웅전과 명부전 우측으로 독성전, 칠성각이 나란하다. 나한전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화재를 피한 건물이다. 칠성각 설명판에는 제법 소상한 설명과 함께 빛바랜 태극기와 노승의 사진이 들어 있다. 2008년 칠성각을 해체 복원할 때, 기둥 사이에서 여러 항일신문과 함께 낡은 태극기가 발견되었다. 만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 대표적인 항일 승려로 손꼽히는 백초월(1878~1944) 스님의 것으로 초월스님은 1919년 3.1운동 이후 진관사에 들어와 경성 지역의 불교계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초월스님의 태극기

◆…초월스님의 태극기

진관사의 국행수륙재(중요무형문화재 제126호)는 진관사를 대표하는 불교의식이자 훌륭한 역사문화 콘텐츠다. 수륙재는 물과 뭍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에게 불법을 설파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의식이다. 진관사의 국행수륙재는 조선 태조가 진관사에 수륙사(水陸社)를 설치하고 수륙재를 베풀면서 이후 왕실에서 직접 주도하고 후원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연산군 때까지 진관사에서 수륙재를 행했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마음을 씻는 다리 세심교

◆…마음을 씻는 다리 세심교

대웅전과 칠성각을 둘러보고 다시 종무소 앞 세심교로 내려온다.

세심교

◆…세심교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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