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에 녹차가 있다면 경남 하동에는 야생차가 있다. 하동 야생차는 화개·악양면 2000여 개의 농가가 연간 18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특화작목. 차밭 면적만 1000ha(1천만㎡, 약300만 평)가 넘는다. 화개면 일원은 섬진강과 가까워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큰 일교차로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일까. 하동은 신라시대부터 차를 재배한 기록이 남아있는 이 땅의 '차 시배지'로 '왕의 녹차'라는 별명까지 지닌 '차의 고장'이다.
◆…하동 야생차
시작되는 여름을 알리는 하동의 녹색 물결
◆…은은한 향과 맛을 자랑하는 하동 야생차밭
이번 여행은 화개장터와 쌍계사 차 시배지, 하동차 문화센터를 돌아볼 예정이다.
◆…하동의 차밭이 녹색 물결로 일렁인다
먼저 화개장터로 가 보자. 화개장터에 들어서자 조영남의 <화개장터>가 흘러나온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중략)…….”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화개장터 전경
지금은 소박한 모습이지만 이곳 화개장터는 섬진강이 수문을 연 이래, 영호남을 이으며 전국구 시장으로 성장해갔다. 21세기의 화개장터는 생각했던 것보다 소박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지금도 지리산 자락에서 난 다양한 약초와 나물들이 주 메뉴이다. 2014년 화재로 새 단장한 모습이지만 좋았던 시절의 벅적거림은 이미 사라졌다. 장터 앞을 지키는 화개장의 역사 기념비만이 그 시절 옛 장터의 아쉬움을 속삭인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화개장터 전경
우리나라 차 시배지를 품은 화개면 쌍계사
화개장터에서 12km 즈음 달려가면 쌍계사와 닿는다. 연인이 함께 걸으면 해로한다는 전설의 쌍계사 십리벚꽃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진감선사 대공탑비를 품은 쌍계사
차 시배지에는 성인 키 만큼 훌쩍 자란 야생차와 더불어 한국 최고 차밭임을 알리는 김대렴공 차 시배 추원비(1981년 건립)와 표지석(1992년 건립), 그리고 쌍계사를 창건하고 차 문화 보급에 힘을 쏟은 진감선사 추앙비(2005년 건립)가 사이좋게 자리한다. 쌍계사 안에 자리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왕명으로 짓고 쓴 진감선사 대공탑비(국보 제47호)도 놓치지 말자. 비문에는 '덩이차를 가루내어 끓여 마신다'거나 '다구로는 돌솥이 사용됐다' 등 신라의 차 생활을 알 수 있는 기록이 남아있다.
◆…향긋한 하동녹차를 맛볼 수 있는 쌍계다원
지리산 자락 이슬을 먹고 자란 하동 야생차는 은은한 향으로 '왕의 녹차'라는 별명이 있다. 어느 정도 야생차에 대한 감을 잡았으면 '하동차 문화센터'로 가보자.
◆…쌍계사 차 시배지의 야생차밭
야생차에 대한 궁금증 해결은 물론 찻잎 따기, 찻잎 덖기 등 차를 직접 만들고 맛보는 다례체험까지 가능하다.
◆…햇빛을 적게 받을수록 녹차의 떫은맛이 덜하다
1천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정금리 야생차나무도 놓치지 말자. <도심다원>에 자리한다. 높이 400cm가 넘는 전국 최대이자 최고 차나무로 알려진다.
◆…덖은 후 비벼낸 하동 야생차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