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까지 상속세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경제계를 중심으로 한 제도개선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경총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에 상속 문제는 단순히 부의 세습이 아니라 기업 경영 영속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국에서 상속세를 완화하는 큰 이유는 기업 경영 영속성 제고를 통한 자국 기업 국제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선 상속받은 주식을 팔아야 상속세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경영권 방어 수단이 부족한 현실에서 투기 자본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독일과 일본이 기업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증여세 개편을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인 독일과 일본이 전향적으로 기업 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증여세 개편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명목세율 뿐만 아니라, 상속세 실효세율(납부세액이 과세표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우리나라가 경쟁국보다 높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일본 55%, 한국 50%, 독일 50%, 미국 40%인데, 상속세 전체 평균 실효세율은 한국이 28.09%로 일본(12.95%), 독일(21.58%), 미국(23.86%)보다 높다. 기업 상속이 많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구간의 실효세율은 2017년 기준 32.3%로 평균치를 훨씬 웃돈다.
이 교수는 또 "2014∼2017년 독일에선 매년 2만2842건에 575억 유로(약 76조5000억원)가 기업승계공제로 활용된 반면,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증여세과세특례포함)는 197건, 3790억원에 불과해 건수, 금액에서 독일의 1%, 0.5%에도 못미쳤다"고 설명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은 "한국의 가업 승계 제도는 현실적으로 이용이 어려운 무늬만 제도"라며 "납부 방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안정적인 고용 유지와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富)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고치 부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상속은 '고용과 기술·경영의 대물림이자 제2의 창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기업이 계속 일자리와 소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 목적에 맞게 가업상속공제(용어)를 기업상속공제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상속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