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전 라오스 수력발전소 세남노이 댐 전경. 사진=SK건설 제공
SK건설이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댐 사고 관련 현지 정부의 '인재(人災)' 결론에 대해 과학적 근거 부족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라오스 정부에 보다 정확한 조사를 촉구하면서도 현지 주민들을 위한 피해복구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라오스 정부가 구성한 국가조사위원회(NIC)는 보조 댐 새들D의 기초 지반에서 누수로 인한 침식이 발생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적절히 조처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내용의 독립전문가위원회(IEP)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초 지반에 투수성이 높은 토사층이 존재해 파이핑 현상이라 불리는 작은 물길이 형성됐고 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물길을 따라 흐른 물이 토양을 약화시켰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댐의 균형이 무너져 원호파괴(Deep Rotational Sliding) 형태로 붕괴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IEP가 제시한 사고 원인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해 동의할 수 없다"며 "IEP가 자체 지정한 위치와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실시했고 최종 데이터를 적용했으나 파이핑 현상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파이핑에 의한 원호파괴가 발생했다면 사고 전 새들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됐어야 하지만 그러한 사실이 없다"면서 "초기부터 옵저버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아직 명확한 사고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과정과 댐 하류에서 일어난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하고 IEP와 달리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원인으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기관들의 의견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추가 검증을 통해 모든 전문가가 동의할 수 있는 결과 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 SK건설의 입장이다.
댐 사고가 일어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는 SK건설이 지난 2012년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공동으로 수주한 프로젝트다. 올 2월을 목표로 마지막 보조댐을 시공하던 중 물이 하류를 덮쳐 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대형 사고가 유발됐다. SK건설은 복구·피해구호 활동 등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지난해 560억원 가량을 기타충당부채로 계상하는 등 몸살을 앓아 절반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부침을 겪었다.
회사측은 "향후 명확한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와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길 촉구한다"며 "이번 결과발표와 관계없이 10개월간 이어온 피해복구와 보상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