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연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고액체납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해 재산을 숨겨두고 호화생활을 유지하면서 세금은 체납하는 고액·상습체납자를 추적해 거액의 체납세금을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30일 악의적인 체납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담조직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 1조8805억원(징수 9896억원, 채권확보 8909억원)을 징수하거나 채권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담조직 설치 이후 최대실적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부터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강도 높은 추적조사를 하는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담조직인 '체납자재산추적과'를 각 지방청에 설치해 운영해왔으며 지난 2014년 1조4028억원을 징수한데 이어 2015년 1조5863억원, 2016년 1조6625억원, 2017년 1조7894억원 등 매년 그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은닉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국세청은 지난해 369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258명을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체납정리를 위해 부촌지역에 거주하면서 타인명의로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악의적 체납자 등을 대상으로 체납자와 가족의 소비지출 및 재산변동 상황, 금융거래, FIU 정보, 생활실태정보 등을 수집하여 정밀 분석하는 방법으로 추적 대상을 선정했다.
이 중에서 가족명의의 고가주택에 거주하거나 고급차량을 보유 중인 체납자 등 호화생활 혐의가 있는 고액체납자 325명을 선정해 중점적으로 추적했다.
추적대상자 325명 중 166명이 서울지역에 거주했으며 124명은 경기에 거주하는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액체납자가 상당수였다. 부산거주자는 15명, 대전은 11명, 대구는 5명, 광주는 4명이었다. 이들의 체납액은 8993억원이었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탐문 및 잠복 활동을 통해 은닉재산 소재를 파악해 수색 및 압류하고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달러·엔화 등 외화, 현금다발, 골드바 등을 확보해 1535억원을 징수했다.
국세청이 적발한 고액체납자의 호화생활 사례는 가지각색이었다.
A씨는 며느리에게 수입차의 명의를 이전하고 보험과 양도대금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하고 자녀 명의의 고급아파트에 거주해왔다. 국세청 직원들이 이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싱크대 수납함에 숨긴 현금다발 등 총 5억원의 현금을 발견해 압류했다.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도 고액체납자 중 한 명이었다.
성형외과 의사인 B씨는 체납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장법인을 만들어 매출분산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에서 B씨의 거주지와 병원을 동시에 수색한 결과, 2억1000만원 상당의 미화(백달러권 1428장) 및 엔화(일만엔권 321장) 등을 발견해 압류하고 수색 이후에 자진납부분을 포함해 총 4억6000만원을 징수했다.
C씨는 고가의 부동산을 양도하기 직전 배우자와 이혼을 한 뒤, 양도대금 중 7억원을 39회에 걸쳐 현금인출하고 재산분할 및 위자료 명목으로 3억6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이체하는 등 재산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체납자가 이혼한 배우자 집에 거주하는 것을 확인하고 수색을 통해 인형 밑에 숨긴 현금 7100만원 등 총 7400만원을 징수했다.
국세청은 체납자의 숨긴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 신고가 필요하다며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많이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세청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제보를 한 자에게 징수금액에 따라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징수금액이 5000만원 미만일 경우에는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징수금액이 5000만~5억원일 때는 징수금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징수금액이 5억~20억원일 때는 1억원에 더해 5억원 초과금액의 15%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징수금액이 20억~30억원일 때는 3억2500만원에 더해 20억원 초과금액의 10%를 지급한다. 징수금액이 30억원을 초과했을 경우 4억2500만원에 더해 30억원 초과금액의 5%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