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낮아진 성장 전망에 금리도 내리라는데…집값·환율 괜찮을까

조세일보 / 연합뉴스 제공 | 2019.06.17 06:33

정책 공조론, 시장 기대감 작용…강남 아파트값·환율 자극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갈수록 악화하기 때문이다.

올해 2.6∼2.7%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물론, 한은이 내놨던 2.5%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소비 둔화, 투자 부진에 패권다툼으로 번지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하락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2% 초반대는 물론 그 아래로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선임연구위원은 16일 "미중 무역분쟁은 근본적 해결이 어렵고, 반도체도 투자 여력이 줄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4월 제시한 전망치(2.3% 성장)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는 지난 13일 반도체 경기 회복이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악재를 뚫고 2% 중반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 총재의 발언에 나타났다.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힌 이 총재의 지난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는 '상황 악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던 이 총재다. 그의 태도 변화는 한은도 상황을 두고만 봐선 안 된다는 정책 공조론, 시장의 인하 요구 등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여겨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확장 재정, 확장적 기조의 통화정책이 '폴리시 믹스(정책 수단들의 조합)'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같았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청와대와 정부에 형성된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더해지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연 1.75%)보다 낮아진 것은 물론, 최근에는 1.4%대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1.246%) 경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7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5%라면 한 차례 인하 기대를 반영한 것이고, 1.5%도 안 되는 지금은 추가 인하까지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형국이라 한은은 다소 부담을 덜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 전문가들을 상대로 지난 7∼11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46명 가운데 70% 정도가 올해 7월 또는 9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내리면 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고, 최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대는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가계부채는 올해 들어 대출 증가량이 12조8천억원(1∼5월)으로 전년 동기(25조4천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1천500조원이 넘는 절대 규모는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2015년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인하된 2014년 8월∼2015년 6월에 민간신용이 201조원 늘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p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0.1% 하락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는 "정부가 총량 규제는 하고 있지만, 빌리는 사람 입장에선 기준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시장이 자극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계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당 1,200원에 육박한 환율이 기준금리 인하로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통화가치 하락)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 오창섭·여현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통화정책에서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향후 외환시장에서의 원화 약세 여부가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제공,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주요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