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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합 "명의 빌려준 실소유자, 소유권 반환청구 가능"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 2019.06.20 14:39

대법원 전원합의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만으로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 없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등기한 실제 소유자가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부동산 소유자 A씨가 명의수탁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해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에서 명의신탁을 금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동산 권리까지 박탈하는 것은 일반 국민 관념에 맞지 않다"며 "헌법상 재산권 보장에 비춰봐도 명의신탁금지의 목적만으로 신탁부동산에 대한 재산권 본질을 침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명의신탁했을 경우 범죄자가 범죄행위로 얻은 이익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한 민법상 '불법원인급여'로 간주해 실소유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의 남편은 1998년 농지 소유권을 취득했다가 농지법 위반 문제가 불거지자 B씨의 남편에게 부동산 명의신탁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후 A씨의 남편이 사망해 A씨가 부동산을 상속받았고, B씨 또한 남편이 사망하자 A씨는 B씨를 상대로 땅의 소유권을 자신에게 넘기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명의신탁 약정 자체가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이기 때문에 B씨 남편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A씨 남편의 부동산 명의신탁이 농지법상 처분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A씨 남편의 소유권이전등기 이전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된다고 맞섰다.

1·2심은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타인 명의로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00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기한 물권변동이 무효가 되므로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은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명의신탁 약정이 부동산실명법상 불법에 해당돼 무효이지만, 약정 자체가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진 않는다며 실소유자 소유권을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또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그대로 따랐다.

반면 조희대 대법관을 비롯한 4명의 대법관은 "부동산 명의신탁이 납세의 의무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투기 수단으로 악용돼 이러한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한 사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명의신탁 부동산에 대해 불법원인급여를 적용해야 하고, 명의신탁자는 권리를 상실해 수탁자에게 반환 청구를 못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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