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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명의신탁 규제의 틀 '바꿀 때가 됐다'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9.07.11 08:20

주식 등 명의신탁으로 인한 증여의제 증여세 과세제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위헌논쟁대상의 하나이다.

다섯 번 이상 위헌심판대에 올랐으나 모두 합헌결정을 받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본질이 증여가 아닌 것을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세금이라기보다는 세금의 이름으로 하는 제재금이다.

최근 증여세 합산중과규정이 증여의제에 의한 증여세의 경우에도 적용되느냐가 소송대상이 됐다.

대법원은 이 경우도 다른 증여의 경우와 같이 합산과세 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는 세법의 개정으로 합산배제가 명문화됐다. 그렇지만 명문이 없다하여 본질이 다른 것을 같다고 해석해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또한 미신고 가산세 부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신고하여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을 기대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숨기기 위해 명의신탁을 하면서 어느 누가 거액의 증여세를 신고할 사람이 있을까?

권리구제 기관인 대법원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하나 그 동안 어느 한 건 자진 신고한 사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대법원에서 거의 동시에 이제는 증여의제 명의신탁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어 부동산실명법의 제재를 받는 부동산명의신탁에 관련한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명의신탁 증여세 과세의 원조는 그 대상이 부동산이었지만 주식 등만을 여전히 세법상 증여의제 대상으로 남겨둔 채 별개 입법이 이뤄졌다. 균형도 맞지 않고 체계적이지도 않은 입법이 이뤄진 것이다. 

부동산은 위 실명법에 의하여 명의신탁이 원칙적으로 무효이지만 주식 등은 여전히 사법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남아 있다.

이 판결의 쟁점은 부동산 명의신탁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부동산실명법의 입장과 관련해 명의신탁한 사람이 수탁받은 사람으로부터 당해 부동산을 반환받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종전에도 문제되어 반환청구할 수 있다고 입장을 정리했지만 이번에 판례변경 여부가 검토된 것이다. 그 결과는 다수의견 9인으로 종전의 판례를 유지해 반환청구는 가능하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소수의견 4인은 반환청구를 인정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소수의견의 논거는 부동산명의신탁은 위법이어서 그로 인한 부동산 소유권이전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반환청구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법은 불법원인에 터 잡은 급여는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소수의견은 부동산실명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이 횡행하고 있고 판례가 불법원인급여로 보는 성매매 선금, 뇌물과 같이 반사회성이 강하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판례를 변경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명의신탁은 개인 간의 계약으로 그것에 형사제재, 증여세 등의 제재가 뒤따른다고 해도 서로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뤄지기 어렵다. 내부자 발설이나 자금출처 조사 이전에는 밝혀지기 어렵다.

소수의견에 따르면 반환을 거부해도 횡령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소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니 배신적 수탁자가 득을 보게 된다. 이 또한 정의라고 보기 어렵다.

명의신탁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은 크다. 그렇지만 오랜 관행과 유산은 이를 일거에 없애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세법에 남아 있는 주식 등의 명의신탁 증여의제 과세를 없애고 부동산과 같이 새로운 제재법에 편입시키는 것이 옳다. 그래야 세법의 중립성이 확보되고 명의신탁 법체계도 정합성을 지키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명의신탁 증여세는 그 틀을 바꿀 때가 됐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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