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김대성의 환율이야기]

일본의 '제2 진주만 공습' 환율전쟁에 대비해야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9.07.15 09:02

0

◆…지난 10년간 엔·달러 환율의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아침. 하와이 오하우섬의 진주만에 있던 미국 해군기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휴일 아침을 맞고 있었다. 일본군이 미국 영토인 하와이제도 오하우섬의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면서 미국과 일본간 태평양 전쟁이 시작됐다.

일본은 진주만 공습 후 약 6개월간 태평양에서 승기를 잡았으나 미국의 위세에 밀려 결국 1945년 8월 미국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일본의 느닷없는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로 한국의 허를 찌른 것은 진주만 공습과 닮은 모습이다.

반도체 수재 수입의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하면서도 국산화에 무관심했던 국내 업계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1700억원 때문에 45조원 상당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 상대방의 약점을 노려 기습공격으로 치명타를 안겨주는 '진주만 식 공습'은 2014년과 2015년의 환율전쟁에서도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로 시작된 당시의 환율전쟁은 중국 위안화 쇼크로 이어지면서 중국발 부채위기를 불러오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1차 양적완화에 이어 2014년 10월 31일 2차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1차 양적완화 시 연 60조~70조엔의 통화 공급을 늘렸고 2차 양적완화를 통해 연 80조엔 상당을 증가시켰다.

일본의 양적완화는 곧바로 중국 위안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의 원화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일본의 엔화는 2015년 6월 5일 달러당 125.58엔까지 환율이 치솟아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위안화는 2014년 1월 17일 달러당 6.0412 위안까지 환율이 떨어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경제구조에서 한 국가의 양적완화는 주변국에 피혜를 주는 대표적인 근린 궁핍화 정책(Beggar-my-neighbor Policy)의 대표적인 사례다. 양적완화 당사국은 자국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소비와 수출을 늘려 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지만 주변 상대국은 화폐가치가 반대로 높아져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들은 일본의 양적완화로 풍부해진 자금탓에 낮은 금리로 엔화 자금을 빌려 국내 곳곳에 투자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일본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될 때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급격한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고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성장률이 하락하는 악순환의 상황을 맞게 된다. 결국 양적완화를 통해 일본의 불황이 중국을 비롯해 제3의 신흥국으로 전가되는 형국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결과로 인해 경기둔화 압력과 자금유출이 이어지면서 2015년 부채위기에 처하게 됐고 또다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2016년말에는 달러당 6.9 위안을 넘어서는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일본 경기가 완만한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필요한 시점까지 장단기 금리 조작부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양적완화 조치와 보호무역주의는 결국 환율전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일본은 엔화 약세 유도를 통해 수출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경쟁국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도 과거 지난 2014~2015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악재가 하나 더 붙어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업계와 금융당국은 일본의 '제2 진주만 공습' 환율전쟁에 대비해 경계의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하며 차제에 기술자립 경제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