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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대우조선 헐값매각 이어 KDB생명도 '무리수'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9.07.15 09:04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기준 없이 매각만 돼도 성과급 지급 논란
KDB생명 주당 5638원 자사주 매입…매각대상 주식 4960억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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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DB생명보험, 금융감독원 제공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금 한푼 받지 않고 현대중공업 그룹에 넘긴데 이어 KDB생명보험 매각에서는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뚜렷한 기준 없이 경영진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생명보험이 매각에 성공하면 KDB생명 사장과 수석부사장에 최대 45억원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고 KDB생명은 이사회를 열어 매각대금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 지급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보험은 매각에 성공하면 정재욱 사장에게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또 수석부사장에게도 매각 성공을 조건으로 사장 성과급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KDB생명보험 수석부사장은 공석이지만 백인균 산은 부행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보험 매각이 성사되면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최대 45억원이 되는 셈이다.

KDB생명보험이 대우조선해양의 전례처럼 헐값에 매각되어도 정재욱 사장에게 최소 5억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며 신임 수석부사장에게도 2억5000만원이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KDB생명보험에 혈세로 쏟아부은 돈은 1조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제대로된 공적자금 회수 없이 매각만돼도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또다시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정재욱 KDB생명보험 사장은 세종대학교 교수 출신으로 보험업계 현장 밑바닥을 경험하지 않고도 2018년 1월 KDB생명보험 사장으로 낙점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999∼2004년 금융연구원에 근무했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융연구원에 재직한 2000~2003년과 겹쳐 이 회장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고 이번 인센티브 부여로 인해 KDB생명 매각의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2017년 9월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걸 회장은 다음해 1월 KDB생명보험 사장에 정재욱 세종대교수를 선임했다. 산업은행은 정 사장 선임과 함께 KDB생명에 대한 3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정 신임사장 내정자가 LIG손보·하나HSBC생보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면서 보험사 경영에도 직접 참여한 보험업 전문가”라며 “정상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B생명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정 사장이 KDB생명을 이끌 적임자라고 선임한 후 1년 6개월여만에 정 사장이 KDB생명 매각에 성공하면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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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보험 등기임원 현황. 2019년 6월 10일 기준. 자료=KDB생명보험, 금융감독원 제공

정재욱 KDB생명 사장, 경영정상화 적임자에서 매각 책임자로 '전락'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KDB생명의 몸값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KDB생명은 지난 2017년 영업수익 4조3489억원, 영업이익 –744억원, 당기순이익 –767억원을 기록해 적자 상태에 빠졌다. 2018년에는 영업수익 3조7534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으로 흑자를 보였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에는 영업수익 9359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99억원을 나타냈다. 1분기에 법인세 비용 환급 116억원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면했다.

KDB생명은 2017년과 올해 1분기의 영업적자를 감안할 때 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 의한 기업가치는 크게 낮을 수 밖에 없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이 60억원 밖에 되지 않아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KDB의 올해 3월 말 현재 자산 규모는 19조183억원으로 자본총계가 1조115억원, 부채총계가 18조68억원 규모로 되어 있다. 자산규모가 크지만 18조원이 넘는 부채가 기업평가 시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보험은 지난 3일 금융감독원에 주요사항보고서에 자기주식취득결정을 공시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KDB생명은 보통주 3만5751주를 2억156만4138원에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DB생명의 셈법으로는 보통주 1주(액면가 5000원)를 5638원에 매입하겠다는 것으로 KDB생명이 생각하고 있는 주당 가치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총 발행주식은 9486만4960주이며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갖고 있는 주식은 전체의 92.73%인 8797만1660주에 달한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갖고 있는 주식에 주당 5638원을 곱하면 약 4960억원의 가치가 계산된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에 약 1조원의 혈세를 쏟아 넣었지만 KDB생명이 4960억원 이외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5000억원을 날리게 되는 상황이다.

KDB생명보험 등기임원은 2019년 6월 10일 현재 정재욱 대표이사, 최철웅 상근감사위원, 김재현·안수현·전준배·김현호 사외이사, 김영재 비상무이사 등으로 등재되어 있다.

M&A 업계에서는 기업 매각이 이뤄진 후 기존 경영진에게 스톡옵션 부여 등 여러가지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나 기업을 매각했다는 보상으로 기존 경영진에게 성과보수를 주는데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혈세가 투입된 공적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도 매각했다는 자체만으로 경영진에게 성과보수를 준다는 것은 경영실패에 대한 '면죄부' 뿐만 아니라 특정 인사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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