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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무역분쟁은 거리가 먼 국가에도 효과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9.07.24 08:20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국가 간의 관계에서 이 말은 전적으로 틀렸다. 가까운 이웃 국가와는 같이 사이좋게 잘 지내기보다는 늘 영토관계로 전쟁과 갈등이 있었고, 먼 나라와는 우호적이거나 이웃나라와의 갈등에 이용하는 정도로만 지냈다.

통신수단이나 이동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멀리 사람을 보내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하루만이면 세계의 끝까지 날아가고 실시간으로 화상통화하며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는 먼 나라나 이웃 나라나 모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계화된 현대에서는 지구 반대쪽에 있어도 갈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10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반체제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류샤오보는 중국인 중 첫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중국 인권 문제에 지속적이고 비폭력적인 대항을 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을 발표한 이유로 2009년 체포되어 11년형을 받고 감옥에서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복역중이었다.

이런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한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를 중국 정부가 비판하면서 노르웨이와 중국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의 참석없이 수상식을 진행했고, 노르웨이와 중국의 외교 관계 및 무역은 전면 중단되었다.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중단하고 비자에도 제약을 걸었다. 중국으로의 주요 수출품으로는 원유, 기계/전기 제품, 비료, 건설, 채굴 기구, 공장 설비, 연어, 원석 등이 있었는데 특히 연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노르웨이의 공식적인 사과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노르웨이 정부는 “노벨위원회는 독립적인 기관이며 그들은 그들의 입장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양국 외교 관계는 2016년 노르웨이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6년 만에 정상화되었다.

원격지 국가간의 무역분쟁 사례
차이나 불링(China Bullying)이라는 말이 있다. 주변국과 정치·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중국의 보이콧 외교 행태를 일컫는다. 중화사상의 핵심은 '중국, 또는 중국인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인데, 주변 타 국가에 대한 민족주의적 우월감을 바탕으로 한다. 지구가 편평하다는 시대에,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주변이라고 생각할 때는 그래도 가능했고, 다른 나라들도 어느 정도는 수긍했었다. 그런데 이제 지구는 둥근 세상으로 바뀌었고, 중국을 거치지 않고도 베트남은 몽고, 러시아, 인도 등 중국 건너편의 나라들과 무역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게다가 중국보다 기술의 발전, 자유 민주화 정도, 문화적 선진성, 국가 및 개인의 생활 수준이 중국을 뛰어넘는 나라들이 지구의 절반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은 그런 생각으로 이웃 나라를 대한다. 글로벌 경제가 밀접해짐에 따라 차이나불링의 빈도와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이웃한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국가들도 빈번히 차이나불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림

차이나불링의 빌미는 중국 내 소수민족(달라이 라마), 반체제 인사(류샤오보) 문제부터 접경 지역의 영토 분쟁(댜오위다오)이나 군사적 갈등(사드)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정부의 비공식적인 지시를 통한 관광객(유커) 제한, 상대국 제품에 대한 통관·수입제한이나 불매운동, 상대 국가에 대한 원자재 수출 금지 등과 같이 반(反) 시장경제적 수단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티베트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와 관련하여 심심찮게 차이나불링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차이나불링에 대한 국가별 대응 유형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였다.
    - (백기투항형) 영국과 프랑스는 달라이 라마 면담으로 중국의 보복을 받게 되자
         즉시 사과하고 티베트가 중국 영토임을 인정
    - (읍소무마형) 한국은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피해를 감내하면서 한국이 처한
         안보상황을 설명하고 3 不정책을 천명하여 중국의 양해를 촉구
    - (정면대응형)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시 미국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중국을 국제중재재판소에 회부하는 등 강경 대응
    - (와신상담형) 대만은 유커 감소, 노르웨이는 연어 수입 금지에 대해 새로운
         판로 개척으로 응수, 일본 전자업계는 희토류 구매선 다변화와 대체/재활용
         기술개발로 차이나불링의 피해 최소화

더 늘어날 무역 무기화
만일 지구가 지금처럼 촘촘하게 글로벌화하지 않았다면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의 활동을 잘 알지도 못했고, 그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령 선정했다 하더라고 중국이 저렇게 민감하게 대하지는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류샤오보가 수상자로 선정되는 순간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듣게 되고, 중국내의 인권이 문제가 있음을 알게된다. 심지어는 제3국간의 문제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원격지 국가간의 갈등을 전쟁으로 풀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의 군대를 노르웨이로 보내서 해결보자고 할 수는 없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 중국 해군은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면서 중동 국가들과 문제를 야기시키거나, 유럽 내의 다른 국가들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그런 비용을 들여서까지 굳이 군대를 노르웨이로 보냈을 지도 의문이다.

이제 어느 나라든지 직접 전쟁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국의 우월한 경제규모나 기술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자국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 세계화는 인류의 총체적인 복지 수준을 높이며 경제 발전을 이루었지만, 거꾸로 각 나라들의 자율성은 상당히 제한하는 역할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상호 이익갈등은 높아지고 있다. 지구상의 무역분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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