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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내우외환 겪는 한국경제…정부는 '기업 감세' 택했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19.07.25 14:02

김병

◆…정부가 25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경제활력·혁신성장 지원, 경제·사회의 포용성·공정성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세법개정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에 기업 세부담을 상당폭 줄여주는 방안을 다수 담아냈다.  

생산과 고용에 영향을 주는 설비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데 조세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지난 2년 동안 유지해 온 대기업 억제책(법인세 인상 등)으로 반(反)기업적이라는 시그널을 준 정부의 조세기조가 확 바뀐 셈이다.

미·중 무역 갈등에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그만큼 한국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국세수입(5월까지 전년대비 1조2000억원 감소)이 작년보다 부진한 상태에서, 재원마련에 구멍이 생길 기업 감세 기조로 전환한데는 눈앞에 이익(세수)보다 기업의 투자,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 경제 활력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상황을 조금이나마 살려 놓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성적표가 망가질 우려도 있다.

"투자 늘려달라" 기업에 감세 보따리 푼 정부

세수

◆…정부가 25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의 영향으로, 향후 5년간 468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주로 기업들의 투자 관련한 세제지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기업 투자 세제지원 정책 등이 가동되면 향후 5년(2020~2024년, 누적법)간 468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

순액 기준 37억원의 세수가 증가하는데, 다른 세목(稅目)과 달리 법인세수만 149억원이 줄어들도록 설계되었다. 시뮬레이션을 기초로 나온 감세폭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전반적인 기조가 기업에 대한 감세로 바뀐 것만은 사실이다. 

실제로 계층별 세부담 귀착효과(누적법)를 보면, 5년간 서민·중산층(총급여액 6700만원 이하)의 세부담이 1682억원 줄어드는 것과 비교해서 중소기업·대기업은 각각 2802억원, 2062억원으로 감소폭이 훨씬 크다.

이러한 세수감소에 큰 영향을 준 부분은 생산성향상시설에 투자했을 때 투자금액의 일정률을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해주는 조세특례다. 공제율이 대기업 2%(현 1%), 중견기업 5%(3%), 중소기업 10%(7%)로 오르면서, 532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

한시적(2020년 말까지)인 조치라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

기재부는 "공제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해 투자 유인 효과는 증대시키고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초기 투자단계에서 법인세 납부 연기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가속상각제도'의 적용 범위를 넓힌 부분도 투자활력 제고 방안 중 하나. 이 특례의 적용기한을 6개월 연장(2020년 1월~6월30일)하고, 대기업 적용대상에 생산성향상·에너지절약 시설도 넣었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규제도 풀었다.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어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취지인데도 불구, 까다로운 요건 탓에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재계의 목소리에 답한 것이다. 사후관리기간을 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고, 업종변경 범위를 소분류(표준산업분류)에서 중분류(위원회 승인 하에 중분류 밖 허용)로 허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국내 주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맥주·탁주(막걸리)에 대해 기존 종가세(가격 기준)에서 종량세(술의 양)로 과세체계를 바꾼다.

캔맥주, 병맥주 등에 비해 출고가격이 낮아 세부담이 큰 생맥주에 한해 세율 경감(20%) 조치가 2년간 한시적으로 이루어진다. 또 사업재편계획을 이행 중인 법인에 대해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해당 사업연도 소득의 60%에서 100%'로 늘린다.

최우선 국정과제 '일자리 늘리기' 뒷받침

홍남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정규직 전환기업 세액공제를 연장하고,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을 상향하는 등을 골자로 한 '2019년 세법개정안'을 협의해 발표했다. 사진은 당정협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사진 기획재정부)

그간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으로 분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실제 최상위 20% 가구와 최하위 20%의 처분가능소득 격차인 5분위 배율은 5.8배(올해 1분기)로, 1년 전보다 0.15 줄었다. 그러나 고령화, 취약계층 일자리 수가 감소 줄어들면서 저소득층 소득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정부의 개정안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중견기업의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1년 더 늘린다. 전환인원 한 명당 중소기업은 1000만원, 중견기업은 700만원을 소득·법인세에서 공제받는 제도다.

상생형 지역일자리(광주형일자리 등) 중소·중견기업이 사업용자산 등에 투자했을 때 적용받는 공제율을 중소기업은 3%에서 10%로, 중견기업은 1~2%에서 5%로 올린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 등 세액감면' 제도에 취약계층 고용인원과 연계한 감면한도(1억원+취약계층 상시근로자 수 × 2000만원)가 새로 생긴다. 경력단절여성을 재고용한 기업의 인건비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데, 경력단절 인정사유에 '결혼·자녀교육'도 포함된다. 재취업 여성에 대해선 취업 후 3년 간 70%의 소득세가 감면된다.

신용카드(체크, 현금포함)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2022년까지 연장,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을 현 3만워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생산직근로자의 야간근로수당 등에 비과세 요건인 직전연도 총급여액 기준을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이하로 완화시키는 등 경제, 사회의 포용성 강화를 뒷받침하는데도 주안점을 두었다.

납세자 권리 보호에 힘 쓴다

국세청 내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조사공무원의 세무조사권한 남용 여부를 실시간 감시하고, 영세사업자에 한해 세무조사도 입회할 수 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위법·부동행위가 발견됐다면 곧바로 교체된다. 현재는 세무조사가 끝난 뒤 세무조사권 남용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심판·심사청구 결정절차 과정은 투명성을 높이는 부분도 납세자 권익보호 강화에 주된 목표다.

심판청구는 조세심판관회의에서 사건을 결정짓는 구조인데, 이를 재심리하고자할 땐 심판관합동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이 상정 권한은 조세심판원장에게만 부여되나보니 투명성 논란이 일었고, 앞으론 심판원장을 포함한 상임심판관 전원이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결)은 현재까진 국세청장에게 있다. 국세심사위원회의가 자문 기관으로 규정되어 있어서다. 내년부터는 이 위원회가 직접 사건을 의결하게 된다.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이 이후에 제출한 납세자도 경정청구(감액 신청), 수정신고(증액 신청)를 허용하는 조치는 '자기시정' 기회를 더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세제도 합리화 측면에선 '최대주주 보유주식 상속(증여) 시 할증평가 제도' 개선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 대해 할증률(10~20%)을 없애고, 최대주주 지분율에 따라 차등 적용했던 할증률은 20%로 고정시켰다.

차량 운행기록부 작성 없이 손금인정이 가능한 업무용승용차 관련비용 기준을 연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렸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형평을 감안해 공동소유주택의 소수 지분자도 일정(연 600만원 이상 임대소득)한 경우 해당 주택을 소유주택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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