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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행복상속]

상속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조세일보 / 안광복 | 2019.08.02 13:49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우는 상속의 지혜

"줄 만 한 자에게 바람직한 양을, 적당한 때에 올바르게 주려면"

"집을 지어봐야 건축가가 될 수 있고, 악사가 되고 싶으면 악기를 연주해봐야 한다. 옳은 행위도 다르지 않다. 올곧은 일을 자꾸 해봐야 올바르게 처신하게 되고, 절제 있게 행동해야 절제 있는 삶을 꾸리게 되며, 용감한 행위도 많이 해봐야 용감한 사람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22)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말은 상속에도 통하지 않을까?

상속은 재산과 권리, 의무 일체를 오롯이 누군가에게 전하는 일이다. 이렇듯 중요한 과업을 연습 없이 단 한 번에 잘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짜도 실현 과정에서는 허점이 적잖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상속도 다르지 않다. 법을 꼼꼼하게 따지며 이모저모를 살폈다 해도 뒤탈 없이 상속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상속에도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상속을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ethos)'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 마리 제비가 왔다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며, 하루아침에 여름이 되지도 않듯, 행복한 삶도 하루나 이틀 사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상속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는 일이다. 이를 잘하고 싶다면 평소에 꾸준히 주는 '습관'부터 들여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관대하고 후덕한 사람은 "줄 만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양을, 적당한 때에 올바르게 준다."

"실천적 지혜,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제대로 베풀 줄 모르는 자는 주고도 욕을 먹는다. 애지중지 가꾼 재산이 후손들에게 공돈처럼 여겨져 타락만 부추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지경을 피하려면 평소에도 자주 지갑을 여는 '훈련'을 해봐야 한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현명한 선택이란 양 극단을 피하고 가운데 즈음에서 답을 찾는 작업이다.

예컨대 용기란 비겁과 만용의 중간이고 절제는 인색함과 낭비의 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용기가 필요할 때 비겁과 만용의 중간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까? 인색하지도 않고 방탕하지도 않는 지점이 어디인지는 무엇으로 가늠할까?

이는 오직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제대로 짚어낼 수 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적 지혜(phronesis)를 강조한다.

"누구나 원의 중심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중심을 아는 사람만이 이것을 해낼 수 있다.......화를 내거나 돈 쓰는 일은 누구나 하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을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정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이유에서, 마땅한 방법으로 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중간을 알기는 매우 어렵기에, 우리는 차선(次善)으로 악이 가장 적은 것을 택해야 한다.......모든 일의 중간을 가려내는 일은 칭찬할 만하지만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때는 지나친 쪽으로, 어느 경우에는 모자란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가장 쉽게 옳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철학박사
안광복 박사

[약력]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철학, 역사를 만나다』,『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열일곱 살의 인생론』,『철학자의 설득법』,『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등 1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펴내며 30만 명이 넘는 독자를 철학의 세계로 안내한 대표적 인문 저자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다양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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