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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엔 도발·원색 비난, 美엔 친서·협상 요청한 北...또 ‘통미봉남’ 의도 짙어

조세일보 / 허헌 기자 | 2019.08.12 11:38

北외무성 "미국과 대화해도 남조선과는 안해"
트럼프, "핵 없는 북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될 것"
8월 후반 북미 실무회담 재개 가능성 높아져
靑 "문대통령 중재로 6.30 북미정상 회동 이뤄져" 北에 실망감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들(더팩트)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들(더팩트)

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PX) 첫날인 11일 미국에 대해서는 친서를 보내는 등 우호적인 반면, 한미훈련 후 미국과는 대화를 재개해도 남한과는 대화할 생각이 없음을 강조하는 등 또 다시 '통미봉남(通美封南)' 의도를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하기 전에는 북남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자위권을 인정했다"며 우리 정부가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격분했다.

청와대를 향해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정상적인 상용무기 현대화 조치를 두고 청와대가 전시도 아닌 때에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다 어쩐다 하며 복닥소동을 피워댄 것"이라며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원색비난했다.

권 국장은 미사일 발사가 9.19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힌 정경두 국방장관을 향해서도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권 국장은 지난 6월 27일에도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통미봉남 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은 내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틀 전에 받았다고 밝힌 김 위원장의 친서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그것은 긴 친서였다"며 "그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에 대한 불만이 있었음을 전했다.

그는 또한 "그것은 또한 단거리 미사일들의 시험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며 "그리고 훈련이 종료될 때 테스트(미사일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김정은을 보기를 원한다"며 "핵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에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내용을 밝히면서 "우리는 또다시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친서가 '세쪽짜리 친서'라며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에 불만을 토로했음을 전했다. 나아가 "나도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말했다"고 언급해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또 다시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친서가 인편으로 전달됐으며 북한에서 바로 백악관으로 친서가 전달되는 옛날식 시스템이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고위당국자가 판문점 등지에서 친서를 받아왔을 가능성과 북한 고위당국자가 미국을 방문해 전달했을 가능성 둘 다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양 정상간 친서 외교를 통해 북미간 물밑접촉이 다시 시작됐다는 점이다.

친서 내용대로라면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6·30 판문점 북미정상 회동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북한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터지는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직접 대화를 요청한 점, 북한 외무성 고위급 인사가 '미국과는 대화를 해도 남한과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 등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다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이나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혼란스러운 때에 북한 문제까지 엎친데 겹친 격으로 터져 청와대가 매우 불편한 심경임을 나타냈다.

사실 6·30 판문점 북미정상회동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또는 운전자 역할에 의해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으로 우리 정부로서는 북미대화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연이은 도발과 적대적 발언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은 이와 관련해 북미 대화에 앞서 무력 과시를 통해 '운전자·중재자 역할'은 커녕 우리 정부를 왕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름다운 친서'를 보내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의 의도를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무력시위에 우리 정부가 '아름다운 대화 촉구'만을 주장하며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해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오늘이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 첫날이기 때문에 최근 북한의 군사행동에 비추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응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했을 정도라고 애써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통미봉남과 관련해서도 "한미군사훈련이 끝나는 대로 북미 간 실무 접촉이 재개되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상황은 또 달라질 것"이라며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평탄한 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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