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상임이사, "노재헌 참배 유의미·사전 교감 없어"
"5.18 역사 논쟁 푸는 실마리 보여줘...노태우 본인 직접 사죄해야"
"전두환, 권력 잡아 3대째 부 누려...살아생전에 엄벌 처해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아버지를 대신해 지난 23일 광주 5.18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글을 남겨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27일 "노태우 씨가 진심어린 손을 내밀어준다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상임이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3일 노태우 씨의 아들 재헌 씨가 광주 5.18 민주 묘역을 찾아서 참배하고 사죄한 사실이 알려진 점에 대해 "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이사는 아울러 "다만 노태우 씨의 의사를 반영해서 노재헌 씨가 진심 어린 손을 내민다면 우리 5.18 피해자는 물론이고 광주 시민들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현재 노태우 씨가 건강상 이유로 거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만날 용의가 있고, 만나서 그야말로 5.18을 가지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고 있냐"며 "이 문제를 푸는 데 하나의 실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런 만남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인 노태우 씨의 장남 재헌 씨가 광주 5.18 민주 묘역을 찾아서 참배하고 사죄한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을 진압한 신군부 가운데 직계 가족이라도 와서 사죄를 한 처음 있는 일로 5.18 피해자측 입장에서는 그간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중대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이사는 '노재헌 씨 측과 사전 연락이 있었냐'는 질문엔 "전혀 없었다. 어제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됐다"고 밝혀 이는 전적으로 노태우 씨 측에서 결정한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이 처음이라 좀 뜻밖의 일"이라며 "이런 사례가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일이었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태우 씨는 5.18 학살 만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사람인데 그 아들이 (대신) 참배를 하고 사죄를 한 셈인데 우선 의미가 있다"며 "지금 5.18 진상 규명 문제가 마지막 과제로 부각이 되어 있는데 아직 한 걸음도 못 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게 가해자들, 5.18 학살 만행의 가해자들이 본인의 그런 행위를, 저지른 죄를 고백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 지금 중요한 일"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가해 현장에 있었던 가해 병사들이나 지휘관들이 자신의 죄를 비는 게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될지, 그것을 노태우 씨 아들 재헌 씨가 그 실마리를 보여준 그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노재헌 씨가 참배하고 방명록에도 사죄의 글을 올린 점에 대해 "우선 요란법석 떨지 않고 조용히 와서 참배하고 사죄를 빌었다는 점에서는 그 마음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바가 없지는 않다"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또 국민들에게 모두 알려졌다. 이미 개인의 일이 아니게 된 셈이다. 노태우 씨 아들이 참배와 사죄를 했다는 것은 벌써 개인의 문제를 떠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런 측면에서 노태우 씨가 살아 있을 때 본인의 입으로 당시 5.18 학살 만행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 국민들에게도 사죄를 하고 용서를 비는 일이 노태우 씨가 해야 될 가장 또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재헌 씨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참배와 사죄를 한 것인데 피해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서 사죄와 용서를 구해야 된다"며 "노태우 씨가 5.18 당시 저지른 일들에 대한 다양한 기록물 혹은 연관된 여러 가지 자료를 한 점 숨김없이 본인 행적은 물론, 전두환 씨 일당들에 대한 다양한 행적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공개를 해서 5.18 혐오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일에도 역할을 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이사는 전두환 씨와 관련해선 "광주 재판에 출석했던 전두환 씨의 일말 반성의 모습이 보이지 많은 점에 대해 모두 분노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재판 당시) 자신의 입으로 '잘못했다'라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광주 시민들은 '저 정도면 우리가 받아들여주자'라고 하는 그런 기대를 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전두환 씨 입을 통해서 확인을 했고, 아들들이 약속했던 재산 환수 노력 등 이런 부분 역시 전혀 지금 지키지 않고 있다"며 분개했다.
그는 아울러 "얼마나 우리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거냐"며 "어떤 식으로든지 권력을 잡으면 본인은 부를 누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들에게조차 3대째 가는 셈"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국민들을 속이고 억압하면서 가졌던 권력, 함께 누렸던 부조차도 세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전두환 씨는 지금 살아 생전에 엄벌에 더 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