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홍재화의 무역이야기]

껄끄러운 한중 무역의 미래는?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9.08.28 08:00

1990년대 초 한국이 중화민국(대만)과의 외교관계를 갑자기 끊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무역을 시작할 때는 마치 중국이라는 나라가 땅에서 떠오르는 줄 알았다. 그만큼 중국 본토는 지난 100여년간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잊혀진 지역이었다. 그런 중국이 처음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싼 가격에 엄청난 물량을 만들어내는 규모의 경제였다.

당시 파나마에서 근무하고 있던 나는 중국산 새 자전거를 당시 가격으로 1만원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전거에 들어가는 쇠 값만해도 1만원이 넘을 것이고, 중국에서 파나마까지 운송비만 해도 1만원이 넘을 텐데 인건비와 기타 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1만원에 팔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랐던 경험이 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회로 나뉘어 서로 간에 교류가 전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급격하게 시작된 양국 간의 무역은 사실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로 이웃한 한반도와 중국은 서로의 문명이 시작하면서부터 경제·문화적 교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중무역은 1992년 국교 수립 첫 해에 26억 5000만 달러 수출, 37억 3000만 달러 수입해서 최초의 무역수지는 적자였다. 이후 양국 간의 무역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2009년 5.1% 감소하였다가 2010년부터는 회복하였다. 그러나 2016년 글로벌 경제후퇴와 사드경제보복으로 대 중국 수출입이 다시 –9.3%, -3.6%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대 중국무역은 지난 2015년 FTA 발효이후 줄곧 우리나라의 제1위 수출·수입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총 교역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중 교역액은 한미 교역액의 2배가 넘었다. 2003 년 이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2017년 대중 수출이 우리나라 전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8%, 대중 교역이 전반 한국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8%에 달한다.

한중 무역은 꾸준히 증가하면서도 갈등의 요소 또한 많아지고 있다. 1)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2)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한 반감 등이 있다.

그림

한중간 무역에서 늘 갈등을 일으키는 쪽은 중국이다. 규모이 차이가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행위가 바로 사드경제보복이다. 2016년 2월 초 한미 당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데 이어 5 개월 뒤인 7월 8일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을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당일 즉각 성명을 발표하여'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强烈不滿, 堅決反對) 입장을 천명했다.

중국의 불만은 정치외교적 압박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경제보복으로 이어졌으며 문화콘텐츠 , 화장품, 면세점, 관광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2016년 8월 말에는 소위 '한한령(限韓令)', 즉 한국 연예인 광고출연 및 공연 금지, 방송국은 물론 동영상 사이트에서까지 한국 영화·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의 방영 금지하는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한류의 진입을 전면 차단하기 시작했다.

2017년 3월에는 단체 방한 관광객 감축에 이어 아예 단체여행 금지조치까지 내렸으며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크루즈선의 운행도 제한했다. 또한 한국산 식품화장품에 대한 통관심사 강화로 수입을 제한하고 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2건 시작했으며 한국산 배터리 장착한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을 지속했다. 양국 관계의 급격 악화는 중국 소비자의 反韓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우리 소비재의 중국 시장공략에 직접적 타격을 주었다.

2017년 들어 한국산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났고 한국계 자동차는 1~5월 사이 전년동기대비 37.2% 하락이란 국면을 맞았다. 특히 2017년 2월 말 롯데가 사드부지 제공을 선언한 후 롯데는 소비자의 불매운동, 정부의 소방점검 및 영업정지 조치 등 중국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이 사드보복을 할 때 한국은 정말 놀랐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사실 사드보복은 북한이 핵으로 남한을 위협할 때 최소한의 방어수단이 된다면 무엇이든 들여와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중국은 북한 편을 들면서 남한의 안전 보장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사드경제보복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중국에 대한 가장 호감을 가진 나라에서 가장 비우호적인 나라가 되었다. 아직도 중국은 사드경제보복을 풀지 않고 있으며, 한국도 더 이상 중국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 대중국 투자는 대폭 줄었고, 이후 중국에서 탈출하여 베트남 등 제 3국으로 이전한 기업들이 속출하였다.

중국의 이러한 행위는 단지 일시적인 외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한-중FTA의 실효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한령은 한-중FTA의 기본 정신이 상호 최혜국 대우 원칙을 저버렸고, 중국에 의한 일방적인 방기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한국과 중국 간에 문제가 되는 많은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중국에 불평하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와 비슷하다. 중국의 기업들은 자유롭게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등 한국의 인터넷 정보를 중국에서는 불통일 때가 많다. 그래서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인들이 카카오톡보다는 중국의 위챗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불공정행위는 한중간의 문제이면서 약간을 풀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고착되어 가며 우리가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은 이제 초기단계이면서 확대되어 가고 있고, 향후에도 양측의 합의에 대한 기대도 어렵다. 미중 무역전쟁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득실은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중국의 한국에 대한 불공정무역 행위에 대한 견제구가 되는 것은 그나마 좋은 면이라고 할 수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