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시장에 당장 내놔도 4억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2억원에 분양 받은 아파트인 만큼 2억원만 받으라고 아버지에게 떼를 쓴 것.
A씨는 부친에게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낸 취득·등록세까지 감안하면 2억원에 아파트를 양도하는 것은 손해를 보고 파는 것인 만큼 아파트 양도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낼 필요가 없다'고 설득했으며, 부친은 아들의 말대로 신고했고, 양도세 부담을 면했다.
그런데 얼마전 A씨는 세무서로부터 아파트를 취득한 것에 대한 증여세를 내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A씨는 아파트를 샀는데 왜 증여세를 내야하는지 아직까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 특수관계자간 현저한 저가 또는 고가거래는 증여세 과세대상
시가보다 너무 싸거나 비싸게 재산을 양도하는 것에 대해 세금부담이 없다면, 결국 고가·저가거래가 활성화돼 세금부담이 없는 편법 증여행위가 사회에 만연하고 증여세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아들의 재산을 비싸게 사들이거나 자신의 재산을 아들에게 아주 싸게 넘긴다면,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이 없이 자신의 재산을 자식에게 무난하게 넘겨버릴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현행 세법에선 특수관계자간에 재산을 유상으로 양도했다고 했더라도 양도금액이 시가에 비해 현저히 높거나 낮을 경우엔 이익을 본 사람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증여세법은 실제 양도가액이 '시가±시가의 30%'의 범위를 넘거나, 30% 초과여부를 떠나 시가와의 차액이 3억원을 넘는 경우엔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의 경우 결과적으로 시가와의 차액 2억원을 부친에게서 받은 효과를 보게 됐고, '4억원-4억×30%=2억8천만원'보다 싼 2억원에 아파트를 산만큼 증여세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만약 A씨가 시가 12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게 됐다면 최소 9억원은 줘야 증여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 30%기준을 적용한 기준은 8억4천만원이지만, 시가와의 차액이 3억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 시가와의 차액 2억 모두에 양도세가 부과되는가
국세청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은 '4억-2억-4억×30%=8000만원'이라며, 차액 2억원 전액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30%는 특수관계자간 거래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거래가 이뤄지는 범위에 해당하는 만큼, A씨에 대해선 시가와의 차액 2억원 중 시가의 30%인 1억 2천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인 8천만원에 대해서 증여세 과세가 이뤄진다.
이와 관련 조세전문가들도 "재산양도에서 현행 세법은 시가의 30%까지는 애교(?)로 봐 주지만(시가가 높은 경우에는 3억원 정도까지), 시가와 거래금액 간의 차이가 그 이상일 경우에는 실질적인 증여로 간주해서 반드시 증여세를 물리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A씨의 경우는 별 생각 없이 너무 싸게 친족간에 거래를 해서 예상치 못한 증여세를 납부한 경우"라며 "친족간 부동산거래 등을 할 때는 거래금액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또 너무 싼값에 자산을 양도했을 때 양도받은 사람은 나중에 낮은 취득가액에 따른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려도 충분히 해야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