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가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중요한 무기 잃는 것"
"美, 중국이 가장 큰 변수...中 견제할 인프라 많은 수록 좋은 것"
"이번 결정, 한미일 동맹의 바운더리·한계 결정...거시적으로 중요"
"최선희 발언, 북한이 불안감 느껴...판 깨는 주체 되지는 않을 것"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김 원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의 유감 표명은 상징적 의미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쇼 캡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일 '한국의 지소미아 종결 결정에 대해 미국 측이 강한 유감 표시'한 데 대해 "미국 전략가 입장에서 보면 미·일-한·미 동맹 또 한미일 삼각 군사 협력 등이 많을수록 좋은데 원인을 떠나서 미국 입장에서는 하나의 무기를 잃는 것이기에 충분히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좀 조심스럽다. 그 자체를 너무 확대 해석하지 않고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실망이 좀 이해할 만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 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과기부 등 3기 개각 단행 시 외교부 제1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조세영 전 원장 후임으로 국립외교원장에 임명됐다.
김 원장은 대구 달성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박사를 받은 국제정치학자이고 2012년과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외교안보 자문을 맡았고, 한동대 교수로 재직했다.
김 원장은 이어 "제가 분석가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미국은 사실상 중국이 가장 큰 변수이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인프라 또는 그런 레버리지 카드를 많이 가질 수 있으면 많이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공식적인 정책은 아니라고 보지만 많은 군사 전략가들은 이 지소미아가 사실상 한미일 삼각 동맹으로 가는 중요한 관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실"이라며 "지금 당장 지소미아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파장보다는 상징적으로 또는 시작이라는 면에서 미국 전략가들은 확실히 실망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울러 "사실 지소미아를 자세히 보면 3개월 전에 종료를 하면 다시 그 중간에 합의해서 다시 간다는 조항은 없다"며 "그러나 얼마든지 정치적 유추 해석은 가능하니 정치적으로 다시 재개가 안 된다는 것도 없기 때문에 이것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명분과는 달리 실리적 일본을 도운 셈이 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그런 논리가 일본 쪽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한미일 동맹의 바운더리, 한계를 결정했다고 보기 때문에 상당히 거시적으로 중요한 얘기를 했다. 우리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왜냐하면 중국이 위협이 된다든지 또는 북한의 위협에 한해서는 한미일이 군사 협력을 해야 되는데 느슨한 군사 협력은 오케이지만 '한미일 동맹으로 갈 수 없다'라는 부분에 선을 확실히 그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우리가 대중 반대 동맹, 또는 대중 봉쇄 동맹에 들어가면 중국과 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중요한 걸 했다"면서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지금까지 정보를 우리가 일본한테 준 것이 훨씬 많고, 일본은 수요자였기 때문에 한미일 티사(TISA)가 있기 때문에 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지난 주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대미 강경 발언에 대해선 "그동안에는 권정근 북미국장 성명으로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수위도 높아지고 발표자의 지위도 좀 높아지는 상황이니까 아무래도 일종에 기싸움의 규모가 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입장으로 봐서는 아마 북한이 미국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계속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 실무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지금 교환조건의 입장차가 상당하다고 보는 거"라며 "미국도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만 북한은 하노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때 최선희, 리용호가 미국의 폼페이오와 볼턴이 중간에 방해를 했다라고 하는 입장이 지금 다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미 양쪽다 협상 대화에 대한 의지는 있다"며 "하노이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조심스럽고 뭔가 기선 제압을 하고 난 다음에 들어가겠다는 것이 북한과 미국의 공통된 입장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원장은 북미 정상의 4차 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연내 정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혹시라도 연내가 안 된다면 연내에 약속까지는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문제는 조금 순조로운 쪽으로 갈 것이다. 결국 최 제1부상의 발언은 북한도 이제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약에 시간을 넘기면 이 판을 깨는 주체가 자신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