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윤건영에 '임명-철회' 연설문 동시 작성 지시
8일 밤 최종 결정...메세지 수 차례 직접 수정, 9일 오전에 알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기까지 막판까지 임명과 철회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바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태풍 '링링' 대응 체제 점검 관련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이후 청와대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참모진들과 조 후보자 거취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핵심 참모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참모진들의 의견을 주로 들었다고 한다. 이후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까지 관저에 머물며 조 후보 거취 관련 숙고의 시간을 보낸 후 오후 4시 정도에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을 불러 조 후보 거취 관련 대국민 메시지 작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윤 실장에게 지시한 대국민 메시지의 내용은 전날 참모진들과의 회의에서 거론된 '임명 강행과 지명 철회' 두 가지 버전이었다고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윤 실장이 올린 두 가지 버전 메시지를 놓고 재숙고한 끝에 일요일 밤 늦게 조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결심하고 임명 연설문에 자신의 뜻이 담기도록 수차례 직접 수정한 뒤 9일 오전 비서실 참모들과의 티타임 때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임명 발표 시간, 메시지 발표 형식 등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티타임에 참석했던 강기정 수석은 문 대통령의 뜻을 확인하고 곧바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게 임명 강행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임명식 자리에서 "오늘 장관 4명과 장관급 위원장 3명의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민들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부분이 바로 고심의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특히 조 장관에 대한 임명 배경을 밝혔다.
또한 "저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며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도 토로해 조 장관 임명 여부에 대해 임명권자로서 고심의 시간이 깊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