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루드 美 정책차관 "미-한-일 세 나라 상호 방위 통합성 유지돼야"
"한국, 경제 발전한만큼 분담금도 공평해야" 분담금 증액 압박
"전시작전 조기 전환, 상호 합의 진전 이뤄" 美무기 대량구입 압박도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30일(현지시간) "우리는 한국에 지소미아에 다시 전념할 것과 협정을 갱신할 것을 권장한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루드 차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한 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다른 분야에서 한·일 갈등이 있더라도 미·한·일 세 나라의 상호 방위 통합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한·일 3각 공조는 한반도 너머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중국을 염두에 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역할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일은 역내 안정과 안보에 있어 우리의 린치핀(linchpin·핵심 또는 구심점을 뜻함. 외교적으로는 꼭 필요한 동반자 뜻)"이라며 "나는 그 (한일)관계의 긴장을 알지만 미국은 한일 관계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우리 상호방위 및 안보관계의 온전함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며 거듭 한국을 향해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한편,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한국 경제와 군사력이 상당히 발전한 만큼,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요구하는 점이 미국의 입장"이라며 분담금 증액도 압박했다.
나아가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과 관련해서도 "전시작전권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환하는 상호 합의된 조건의 이행을 신속하게 하는 데에 진전을 이뤘다"면서 "다가오는 전환에 대한 대비로 한국의 추가 투자,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계속 권장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미국산 최신 무기 대량 구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가진 한미 정상회담 때 협의가 진행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미국 무기 대량구매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드 차관은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되돌릴 어떤 계획도 현재 없다"며 "이삼십년 전에 철수한 것이고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수혁 주미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50일이 넘도록 해 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우리측에 지소미아 연장과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문제를 압박하고 나선 점에 대해 한미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 승인은 통상적으로 1개월 남짓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외교가에서는 이 대사 내정자의 경우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