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産銀, KDB생명에 혈세 쏟아붓고 또다시 헐값 매각?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9.10.07 09:30

투입된 세금 1조2500억원…매각시 손실 7500억원 넘어설듯
RBC비율 높이려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이자부담 '역풍'

0

◆…자료=KDB생명보험, 금융감독원 제공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헐값으로 현대중공업 그룹에 넘긴데 이어 KDB생명보험 매각도 투입한 혈세에 비해 지나치게 싸게 넘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 경영진이 투입한 돈에 못미치는 값에 팔더라도 인센티브까지 준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그동안 경영부실을 보여온 KDB생명보험의 매각 시 투입된 세금의 회수는 고사하고 경영진에게 최소 5억원에서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주면 국민이 낸 세금을 축내고도 문책 대신 포상을 받게 되는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을 팔겠다고 지난달 30일 매각공시를 냈다. 이번이 네번째 매각 시도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을 인수한 후 세차례 매각을 강행했지만 최저입찰가 이상을 제시한 곳이 없어 모두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9월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걸 회장은 2018년 1월 KDB생명보험 사장에 정재욱 세종대교수를 선임했다. 산업은행은 정 사장 선임과 함께 KDB생명보험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정 신임사장 내정자가 LIG손보·하나HSBC생보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면서 보험사 경영에도 직접 참여한 보험업 전문가”라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B생명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KDB생명보험은 올해 6월 말 현재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지분 65.80%, KDB칸서스밸류PEF가 지분 26.93%를 갖고 있어 산업은행의 지분이 92.73%에 달한다.

KDB생명보험의 2017년 12월 말 RBC(지급여력비율)는 108.48%에 불과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2017년 12월 18일 3664억7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산업은행이 2018년 1월 3000억원 상당을 출자해 RBC 비율을 높일 수 있었다.

그결과 KDB생명보험은 2018년 6월에는 RBC 비율을 194.49%까지 끌어 올렸고 2019년 9월 후순위채 발행 2200억원과 2019년 6월 후순위채 발행 990억원 덕분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RBC 비율을 232.66%까지 높였다.

KDB생명보험의 RBC 비율이 높아진 것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에 의한 것으로 재무 및 경영지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0

◆…자료=KDB생명보험, 금융감독원 제공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비용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 전락 우려도

KDB생명보험의 경영실적은 지난 2017년 영업이익 –744억원, 당기순이익 –76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후 정재욱 사장이 경영을 맡은 2018년에는 영업이익 60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KDB생명보험은 지난해 사업비를 상당부분 줄인 덕분에 흑자로 나타나 자칫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고육책이 되레 수익기반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지난 2017년 사업비 2759억원을 지출했으나 2018년에는 사업비를 2066억원으로 줄여 693억원을 절약했다. 보험회사의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을 판매하고 유지·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대부분이 설계사 모집수수료로 지출된다.

KDB생명보험의 영업이익 구조를 살펴보면 그다지 밝은 편이라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영업이익은 회사의 성장력을 분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KDB생명보험의 2018년 2분기 영업이익은 456억원을 기록했으나 외환거래이익이 167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992억원보다 684억원 늘었고 신계약상각비가 61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3억원 줄어든 요인 등에 힘입었다.

KDB생명보험의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에는 –247억원, 4분기에 –154억원을 기록해 생명보험 본연의 업무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이 비교적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에는 후순위채 발행으로 KDB생명보험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도 점점 커지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지난해 9월 2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연 금리 5.5%, 지난 6월 후순위채에 연 금리 4.1%의 이자를 물고 있다.

KDB생명보험의 후순위채 규모는 5550억원 규모로 올해 상반기에 금융비용이 120억원 상당에 달하며 전년동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보험의 후순위채 금리는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 3.16%에 비해 약 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KDB생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우려도 안고 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돈은 지난 2010년 인수액 6500억원과 두차례의 유상증자 약 6000억원을 포함해 1조2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KDB생명보험의 적정 인수가를 5000억원 아래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을 매각하면서 투입한 돈에 비해 7500억원이 넘는 돈을 손해보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보상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KDB생명보험 매각은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에 이어 산업은행의 M&A(인수합병) 능력과 계열사에 대한 관리능력을 비춰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