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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스톡홀름 노딜' 두고 정치권 동상이몽...2주후 재개 관건

조세일보 / 허헌 기자 | 2019.10.07 10:21

北, 결렬 책임 미 트럼프 행정부에 돌려 "새로운 셈법 없어"
정의당 "결렬 유감, 대화 멈추선 안돼. 대화 통해 신뢰 쌓아야"
한국당 "'스톡홀름 노딜' 당연, 文정권 안보대전환 시급"
전문가 "어쩌면 북한의 예정된 수순, 트럼프 초조함 이끌려는 의도"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회담을 마친 직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내고 "협상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당시 포착된 김 전 대사(사진=더팩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회담을 마친 직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내고 "협상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당시 포착된 김 전 대사(사진=더팩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친서 외교'를 통해 지난 주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를 두고 우리 정치권은 '실망이 크지만 조족 재개'를 원하는 쪽과 '노딜 당연, 안보 대전환'을 요구하는 쪽으로 나누어졌다.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회담후 늦은 시간 북한대사관앞에서 가진 성명을 통해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나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회담 결렬 선언을 했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않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우리의)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미 미국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재차 미국을 비난했다.

김 대사는 비난의 수위를 낮추지 않음과 동시에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해 향후 미국측이 대화를 원할 경우 임하겠다는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 여부도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북한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리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늘어놓은 셈이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북한 김 대사의 성명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북한 대표단의 발언은 8시간 30분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실무협상에 창의적인 방안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의 네 개 기둥 각각에서 진전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새로운 계획들을 소개했다(to make progress in each of the four pillars of the Singapore joint statement)"며 "아울러 2주 뒤 스톡홀름에서 북한 측과 다시 만나 모든 주제를 계속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사가 앞서 '연말까지 좀 더 숙고'란 시한을 제안해 미국이 제안한 '2주후 재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다소 희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북미 실무회담과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지만 협상이 시작된 점에 주목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미 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북미 실무협상의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냈다.

먼저 정의당은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돼 실망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북미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 6일 유상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협상이 한걸음 더 나아가지 못하고 팽팽한 서로의 입장만 확인된 채 중단되어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북미간 대화는 결코 멈추어서는 안된다. 서로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 가야한다"며 "북미 양측의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정부도 차기 협상에서 양측의 진전된 안이 나올 수 있도록 중재자로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북미 실무회담 결과에 대해 지난 '하노이 노딜' 에 이어 '스톡홀름 노딜'이라고 북미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말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며 ”대화의 시간동안 북한의 핵폐기는 진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핵능력이 고도화된 정황이 포착되고, 미사일 무력도발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청와대를 향해 "문재인 정권은 지난 3년간 대북정책의 성패를 이제 냉철하게 평가해야한다"며 "중재자·촉진자를 자처한 행보는 북미 회담장에서 대한민국을 스스로 들러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대전환이 시급한 것처럼 북핵의 위협에서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한 안보대전환이 시급하다"며 "국민의 생명을 목전에 두고 현실부정, 정신승리가 아닌 실력과 성과를 보여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희망을 걸었던 북미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북미 실무협상의 결렬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미국측에 전향된 협상안을 요구하기 전에 북한부터 유연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비핵화 협상 과정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그동안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신무기 공개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계속 조장해왔다"며 "지난 70년간 쌓여온 한반도 긴장과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핵화 문제는 북한이 선택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실무협상이 결렬됐지만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를 꺾을 수 없음을 북한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북측의 전향적인 선택을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미 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7일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 결렬에 대해 어쩌면 북한의 예정된 수순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문가는 "북한 김명길 대사가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점과 '회담후 북한대사관에 돌아와 채 10분도 안돼 성명을 발표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초조해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계속 북한과의 유화적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필요가 있으므로 북한이 미국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 결정적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실무협상 직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도 이런 의도에서 도발한 것으로 이 전문가는 해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 국무부도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제재를 풀어줄 용의가 없음이 이미 확인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북한 카드를 활용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북한에 끌려 다닐 것 같지는 않으므로 2주 후 또는 그 이후 연말까지 실무협상이 이뤄져 타결점을 찾지 못하면 북미 대화는 다시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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