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 건강상태 대해선 함구
재판에선 '수사기록 열람·복사' 놓고 신경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김칠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1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인권 감수성이 살아 숨쉬는 수사였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인권 감수성'이 살아 숨쉬는 수사였는지 검토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 중 한 명인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검찰 수사의 전 과정에서 인권 감수성이 관철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출신으로 국가인권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변호인단장을 맡은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맡게 된 것은 진실을 밝혀 억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정 교수는 장관의 가족 여부를 떠나 한 시민으로서 수사 및 재판 전 과정에서 인권이 보호돼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앞으로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례적으로 장관의 가족이란 신분 때문에 잠시 그분들도 시민의 한 사람이라는 점을 잊고 있었다"면서 "검찰이 법과 원칙대로 수사한다고 하는데 그 원칙의 첫 자리에는 항상 인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인권을 침해했다기보다 인권 감수성이 살아 숨쉬는 수사 과정이었는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는지, 검찰이 지향해야 할 스마트한 검찰로 나아갔는지를 재판 전 과정에서 꼼꼼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제가 맡았던 많은 사건에서도 정 교수같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는데 이제 청산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 사건을 통해 좋은 교훈을 얻는다면 많은 분이 상처를 받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교수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김 변호사는 "그 부분은 알고 있지만 (변호인으로서) 멘트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은 정 교수의 수사기록 열람·복사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공판준비기일로 정 교수가 출석하지 않은 채 진행된 재판에서 정 교수 측은 "수사기록을 열람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수사기록의 열람·복사를 검찰에 요청했다.
검찰이 "공범 수사에 중대한 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자 재판부는 "적어도 목록에 대해선 보여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열람·복사를 전부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공소시효 만료를 1시간 앞두고 정 교수를 전격 기소했다. 당시 검찰이 정 교수를 소환하지 않고 관련 수사기록만으로 기소해 '백지 공소장' 논란이 일었다.
정 교수는 최근 뇌종양·뇌경색 증상을 진단받았지만 검찰에 제출한 입·퇴원 증명서에 발급 의료기관과 의사 성명, 면허번호, 직인 등이 없어 검찰이 관련 자료 제출을 재요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