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생명보험사의 대표 저축보험 상품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가입 후 최소 7년이 지나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축성 보험상품 가입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원금을 회복하기도 전에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삼성·한화·교보생명 대표 저축 상품의 보험 사업비'자료에 따르면 3사의 대표 저축보험의 평균 총사업비는 7.4%로, 이들 보험의 해지 공제 비율이 0%가 되는 시점은 가입 후 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 보험은 일반 예금이나 적금과 달리 고객이 해지하면 그동안 적립한 보험료에서 해당 연도의 해지공제비율만큼 제외한 후 고객에게 돌려준다.
삼성생명의 '스마트저축보험'의 경우 1년 이내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적립된 보험료에서 19.8%를, 2년 이내에는 8.2%를, 3년 이내에는 4.4%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한화생명의 '스마트V저축보험'과 교보생명의 '빅플러스저축보험'의 해지공제비율도 7년이 돼야 0%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고객이 삼성생명 스마트저축보험에 가입, 월 30만원씩 납부하면 1년이 지난 시점에 적립된 금액은 납입금 360만원 중 사업비를 제외한 334만원이다.
만약 고객이 이 보험을 해지하면 적립된 334만 원 중 해지 공제액 비율만큼 공제하고 돌려받는 돈은 263만원에 불과하다. 이 보험이 원금을 회복하는 때는 가입 후 7년 되는 시점이지만 많은 가입자가 원금을 회복하기 전에 보험을 해약하고 있다.
삼성·한화·교보를 포함, 7대 보험회사의 저축보험 유지율은 가입후 13회차에는 90% 수준이지만, 25회차에는 80%, 61회차에는 57%로 떨어진다. 원금이 겨우 회복되는 7년 시점에는 평균 30~40%대만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 10명 중 6명 이상은 보험 가입 후 손해를 보고 해지하는 셈이다.
가입 시 소비자가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입했을 경우가 문제이다. 실제로 매년 불완전판매로 인한 보험해지가 많다. 이렇게 불완전판매 등이 적발될 경우 회사에 대한 과징금 및 제재 방안은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 소비자 피해보상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김병욱 의원은 "아직도 많은 고객들이 '저축보험'을 '저축'으로 오해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험의 특성상 처음 인지하지 못하고 상당한 시일이 흘렀을 때 상품구조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보험은 10년 이상 장기유지 했을 때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장기 유지율이 6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해 금융소비자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가 내보험을 제대로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회사를 유도하고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