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사상 처음 정상회의 개최 취소...사실상 올 APEC 물 건너가
APEC 사무국 "칠레의 결정 존중"
文대통령, 멕시코 등 중남미 방문 일정 차질 예상
칠레가 극심한 내부 혼란을 이유로 내달 중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정상회의 개최가 취소된 것은 APEC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정상회의 개막을 불과 17일 앞둔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전격 취소 이유를 '최근 몇 주간 칠레와 칠레 국민들이 겪어온 어려운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 이 결정으로 APEC과 COP25에 생길 문제와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면서도 "대통령은 그 어떤 것보다 항상 자국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칠레는 최근 경기 침체 및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지난 18일부터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방화와 상점 약탈 등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상태로 해외 정상을 맞을 준비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APEC사무국의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칠레와 회원국의 안전이 APEC의 최우선 순위"라며 "APEC사무국은 개최를 중단하기로 한 칠레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칠레의 APEC 개최 취소에 따른 대체 국가에 대한 언급 없이 "말레이시아가 2020년 APEC을 주최한다"고만 밝혀, 사실상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계획이던 정상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예정된 정상간 양자회담도 모두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내달 칠레 APEC 정상회의 참석 길에 멕시코 공식 방문 등 중남미 국가를 방문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예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문에 이어 같은 달 13일부터 19일까지 칠레 APEC 정상회의 참석 및 멕시코 공식 방문차 중남미를 방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