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한정희 칼럼니스트
“내년 3월에 손주 보게 생겼습니다. 며느리 보낼테니 잘 좀 도와주십시오”<달리 방도를 찾으시게. 그때는 한국에 없을 걸세.>“날을 잡는데... 미리 좀 알려주셨으면...”<싫다.>
얼마 뒤, 며느리가 나타나 매달린다.“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두고두고 보답하겠습니다.”<산월(産月)이 경자(庚子) 년, 기묘(己卯) 월인데 고약해서 좋은 날 뽑기가 어려울 듯하네. 당겨서 무인(戊寅) 월이나 늦춰서 경진(庚辰) 월에 낳게 되면 모르겠지만...>“잘 알겠습니다. 의사와 의논해서 다시 오겠습니다.”
며칠 뒤 나타난 며느리는 희색이 만면했다.“2월 말이나 3월 초에 가능하답니다.”<그래? 어떤 아들을 얻고 싶은가?>“선생님께서 좋은 날 주시면 낳아서 잘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으로서 키워야 할 것일세. 그렇다면 어떤 인간으로 키울지, 수고비는 얼마나 줄지, 등등 자세한 계획서를 써서 다시 오시게>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싶다.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는 집의 후손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다.
후배는 고시 합격 후 변호사로 잘 먹고 잘 산다. 정치가, 법무부 장관을 꿈꾸며 요령 있게 행동하고 다니지만 도무지 인간미가 없다.
명함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이용 가치가 없으면 쳐다도 안 본다. 국민이 죽어 가고 나라가 망해가도 혼자만 잘 되면 그만인 썩은 정치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구마, 감자, 사과 등등은 둥글다. 정치가들은 이것을 네모라고 우기면 네모가 된다. 패거리 모아 진실을 호도하면서 국민들을 이용하고 국민들의 세금 뜯어 먹고사는 정치가.
다수가 우기면 진리도 소용없다. 진실은 절대로 뒤집어지지 않는다. 저들은 필요에 따라 진실마저 뒤집어 놓으려 한다. 태양이 서쪽으로 떠올라 동쪽으로 진다고 우기며 목청 높이면 그렇게 되는 것인가?
물론 썩은 정치가와 못난 국민은 손등과 손바닥처럼 맞물려있다. 이조가 망한 것은 근본적으로 백성이 우매해서 이기도 하지만 당파싸움을 일삼은 정치가와 무능한 임금의 작품일 수 있다.
세상은 혼자서는 못 산다. 사람인(人)은 맞물린 기운을 표현하고 산(山)을 닮은 것은 법 이전에 상식이 통하는 세상 도리를 깨우치라는 뜻이 있는 것이다.
법(法)이 무엇인가?
물(氵)이 흘러가다(去) 아닌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야함을 나타내고 있건만...
변호사?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잣대는 자신들에게만 넉넉하다. 대개는 상식보다 못한 법의 잣대로 천지 창조라도 해 낼 것처럼 휘둘러 댄다.
후배가 썩어가고 있다. 그를 생각하니 토할 것 같다.
한정희 명리학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