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본부장.
지난 10월31일은 제2회 '회계의 날'이었다. 회계의 날은 지난 2017년 10월31일 외부감사법, 자본시장법, 국세기본법 등 이른바 '회계개혁 3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기념해 작년 처음으로 제정됐다.
국세기본법이 회계개혁법에 포함된 것은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기준에 외감법에 따른 회계성실도를 반영함으로써, 기업의 부실회계처리 및 세금탈루 시도를 억제하고 기업 스스로 장부기록 및 회계처리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유도했다는 이유였다.
회계는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 상황을 일정한 계산 방법으로 기록하고 정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이용자 및 목적에 따라 재무회계(투자자), 관리회계(경영자), 세무회계(과세관청)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회계에 관한 감사·감정·증명·계산·정리·입안 또는 법인설립 등에 관한 회계 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전문성 및 직업적 윤리관을 갖춘 공인회계사로 엄격히 제한했다. 이에 따라 회계업무에 대한 전문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1년 개정된 상법에 따라 변화하는 회계 관행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회계규정을 대폭 삭제하는 한편,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한 회계 관행에 따른다"라는 원칙규정(상법 제446조의2)만을 둠으로써 회계에 관한 사항이 공인회계사 등 회계전문가의 영역임을 선언하고 있다.
세무사법은 납세자등의 위임을 받아 회계원칙에 따라 회계처리하고 장부에 기록하는 회계장부 작성업무, 회계처리의 정확성을 스스로 확인하는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공인회계사와 세무사의 주요 업무로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인세, 소득세 신고 시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제표를 첨부하게 함으로써 세금의 산정이 바로 재무회계에서 얻어지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를 토대로 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요컨대 법인세, 소득세의 세원투명성은 회계장부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기업은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공인회계사 등의 성실한 회계장부 작성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세무사법 개정안에서는 회계전문가가 아닌 변호사에게도 회계장부 작성 업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그동안 범국가적으로 추진해 온 회계투명성 제고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회계장부 작성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의 본질이 회계업무인 이상 변호사에게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회계업무를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회계가 바로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라는 슬로건 아래 그동안 어려움을 극복하고 추진해온 회계투명성을 후퇴시킬 뿐만 아니라, 각 전문자격사제도 운영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규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