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2018년 국가별 테러보고서'에 北 '테러 지원국' 명시
1988년 KAL기 폭파로 '테러 지원국' 지정, 2008년 해제후 2017년 재지정
北 "모독이고 배신, 조미(북미)대화 창구 점점 더 좁아져" 경고
북한이 최근 미국 국무성이 발간한 '2018년 국가별 테러보고서'에 대해서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단죄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관영통신인 〈조선중앙통신〉은 5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여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1월 1일 미 국무성이 '2018년 나라별 테로(테러)보고서'라는 것을 발표하면서 우리를 또다시 걸고 들었다"며 "이것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대조선(北) 적대시 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적라라(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외무성은 온갖 허위와 날조로 일관된 미국의 테러보고서를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단죄하며 전면 배격한다"면서 "온갖 형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립장(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테러의 온상이며 왕초인 미국이 '테러 재판관' 행세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적반하장이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조미(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 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대화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면서 "미국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으로 하여 조미(북미)대화의 창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월에 북미 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온 것인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테러 보고서'에 북한이 지난 2017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서 미국은 물론 유엔의 대북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테러 지원국'에 명시되는 것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은 대한항공(KAL) 여객기 폭파 사건 직후인 1988년 1월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한 뒤 2008년 10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