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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정글의 강자들① –무한경쟁시대:전문직의 성공 DNA-

과잉공급으로 넘쳐나는 5대 전문직

조세일보 / 이종열 박사(법무법인 광장 고문) | 2019.11.18 13:14

흔히들 사회생활을 무한경쟁의 정글에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이종열 박사는 지난 40여년 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안건(현 안진) 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 등 국내 굴지의 로펌과 회계법인에 몸 담고 있으면서(이들 법인에서 장기간 대표직도 수행) 전문직 여러 분야 강자들의 성공스토리를 직접 보고 들어왔다.

그는 전문직 종사자들의 폭발적 신규 진입, 인구의 급감, 경제성장의 둔화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져 가는 환경 속에서 현재 전문자격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 그리고 언젠가 전문직에 도전할 희망을 갖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과 이미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전문직들에게 필요한 성공 DNA을 심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세일보는 앞으로 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의 글을 주 2회 연재해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편집자주]

들어가는 말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등 전문(자유)직업인들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있다.

전문자격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장의 전문직들도 이런 우려에 공감하며 업계의 어려움과 시급한 대책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i)합격자의 폭발적 증가, (ii)인구의 급감, (iii)경제성장의 둔화, (vi)모든 정보와 지식의 투명한 공개에 대한 시대적 요구, (v)판례, 예규 등 인터넷검색의 보편·생활화, 그리고 (vi)AI의 급속한 전문직 인력대체 추세 등의 6대 악재(惡材)들로 자신들의 일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악재로 인하여 이들은 전에 겪어 보지 못한 직역간(職域間) 경쟁은 물론이고 동료간에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은 필연적으로 수임료를 인하시키고 결국 전문직의 보수도 감소시키게 된다.

많은 청소년들이 자격증이 인생을 보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좀 냉정히 살펴보면 그것이 인생 성공의 보증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왜 그럴까? 전문직이라는 것도 하나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전문직도 결국 지식 또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자격시험에 필요한 이론은 그저 전문직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일 뿐이다. 관건은 그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품질로, 얼마나 좋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럼 이 무한경쟁(표제에서 '백색정글'이라 은유(隱喩)함)에서 승리를 하려면 합격증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그것은 결국 사업적 감각과 전략(business sense & strategy), 비즈니스 자세(business attitude), 인성(personality), 도덕성과 윤리(moral & ethic), 창의적 고객 접근, 고객 설득 그리고 고객의 유지관리방법 등(creative client approach, persuasion & maintenance, etc)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이 책에서는 이 모든 것을 총칭해 'DNA'라 한다)

이에 자격사 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언젠가는 전문직에 도전할 희망을 갖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과 이미 현업에 뛰어든 많은 젊은 전문직들에게 혹시라도 참고가 될까 하여 필자가 40년간 몸담았던 여러 전문직 세계에서 직접 체험한 금세기 강자(强者)들의 성공 DNA들을 종합 정리해 독자들에게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제 모두 타임머신(time machine)을 타고 자신이 업계의 강자(승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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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I장 전문직은 봉급자의 부러움의 대상인가?

1. 이제 전문직은 3D업종이다?

"아~ 요새 힘들어요. 이제 이 직업도 3D업종입니다."

전문직으로 대형 로펌에 근무하는 A변호사의 말이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예전에는 경제성장의 속도가 빨랐고 그에 따라 기업들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확장하는 덕분에 일감도 함께 증가해서 시장이 늘어나는 전문직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벌써 오래 전부터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어 기업에서 오는 일감이 늘어나질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적·사회적인 이슈도 많이 줄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아야 인간관계도 복잡하고 다양해서 사회에서 파생되는 법률이슈도 많을 것 아닙니까? 인구감소도 악재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뿐인가요?

인터넷의 발달은 소수의 전유물이던 고급정보와 전문지식을 탈과점화(脫寡占化) 내지 탈독점화(脫獨占化)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등의 출현으로 전문직 업무가 컴퓨터로 대체되어 가고 있어, 일감의 의뢰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합격자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니 전문자유직업인들의 경쟁은 날로 격화되고 이는 수임료의 하락으로 이어지며 결국 보수의 감소를 가져 오는 것이지요."

그럼 여기서 일류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회계사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후 대형회계법인에 입사, 오랫동안 매일 매일 폭주하는 업무에 시달리던 끝에 이제는 말 그대로 전문자유직업인답게 독립적인 삶을 누려야겠다고 결심해 개인사무실을 차린 B회계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제가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대기업이나 공기업 또는 정부에 봉급자로 취직했을 겁니다. 남보다 더 공부하고 훨씬 더 많은 고생을 한 끝에 지금 얻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제정도 실력을 가지고 기업이나 조직에 취직했으면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 것은 물론 일거리 때문에 스트레스도 전혀 안 받고 워라벨(work–life balance) 생활을 흠뻑 즐기고 있을텐데요.

낮에는 일감 찾아 여기 저기 헤매고, 밤에는 일 처리로 새벽별 보고…, 그런데 이에 대한보상이라는 곤….

봉급자가 부러워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복지후생 하나만 봐도 그렇죠. 이곳이요? 우린 그런 것 제로(zero)입니다.

기업이나 조직은 통근버스나 교통비 제공, 임직원용 휴양지, 콘도, 저가 헬스클럽, 저가 음식점…. 비록 현금수혜는 아니지만 이런 복지후생시설이 얼마나 좋습니까? 우리 전문직의 경우,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법인에도 찾아보기 힘들어요.

근무시간도 그래요. 기업이나 조직의 봉급자는 매월 받는 월차휴가에, 매년 연차휴가를 받습니다. 그것도 유급으로…. 근로시간도 주당 5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습니까? 우리요? 우리는 24시간 근무지요. 우리가 쉬면 누가 보상을 해 줍니까?

퇴직금과 연봉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납니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근무하면 퇴직금이 나오잖아요? 장기근속을 하면 몇 억도 되고, 임원에 오르면 퇴직(위로)금이 수억~수십억도 되잖아요? 거액의 일반 상여금 또는 성과급과 거액의 퇴직금 지급 사례가 신문에 자주 오르는데…. 허탈합니다.

우리는 이런것 상상도 못하잖아요? 우린 나중에 은퇴해도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그야말로 from hand to mouth 인생이지요.

우리가 그들보다 무엇이 부족합니까? 지식? 자세? 노력?

전문직 자격을 따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대기업 사장이나 임원들에 대해 질투심이 나기도 해요. 우리가 그런 대기업에 들어가 그런 자세와 노력으로 일했다면 그들과 같이 성공하지 못 했을까요?

우리도 경영학, 마케팅 등 기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웠잖아요? 대기업 사장이나 임원들이 받는 수억 내지 수십억 원에 이르는 연봉이나 상여금 또는 성과급, 그리고 퇴직금을 보면 부럽기 짝이 없다니까요. 우리 전문직은 빛 좋은 개살구예요. 지금이라도 사무실 폐업하고 기업이나 공기업으로 전직하고 싶습니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여 일거리도 없이 파리만 날리는데 매년 합격자가 천 여명씩 시장에 쏟아지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이어 C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자.

"치열한 경쟁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거기다가 환자들이 종합병원에만 몰리듯이 고객들은 대형법인들만 찾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초기에 대형법인으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자율적이고 구속받지 않는 개인사무소가 좋을 줄 알고 사무소를 차렸는데 그게 아니에요.

적게 먹고 살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게 우리에게 위안이 되나요? 어쨌든 매달 견디기도 어려운 게 우리들의 현실이에요."

이렇듯 요즈음 전문가들이 내 뱉는 푸념들 속에는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자신들의 힘든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주요 전문직들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관세사, 노무사, 법무사도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럼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위 내용을 뒷받침하는 단적인 예로 신동아에서 지난 6월 특집 기사로 기획한 '로스쿨 10년의 자화상', 법조인 '꽃길' 끝났다'라는 기사를 보자.

"월수 200만 미만 변호사 속출, 이제 각자도생"이라는 부제의 이 기사에는 수감자들이 상담만 받고 사라지는 이른바 '피싱' 사례가 만연하다 보니, 대한변협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구치소 접견 피싱 주의 안내' 공문까지 내보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로스쿨 도입으로 쏟아지는 변호사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어진 일감 때문에 발생한 일화를 소개한 내용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법조 시장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진 "저임금 수습변호사"에 대한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매년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1700여명씩 쏟아져 나온다. 변호사의 급격한 증가로 수임료 하락과 수임건수의 감소가 뚜렸해지고 있다.

◆…매년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1700여명씩 쏟아져 나온다. 변호사의 급격한 증가로 수임료 하락과 수임건수의 감소가 뚜렸해지고 있다.

매년 로스쿨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변시 합격자들이 1700여명에 육박하지만, 선호하는 검사, 로클럭, 대형로펌으로 빠져 나가는 인원은 고작 300여명에 불과해 나머지 1300여명은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변시 합격자는 개업하려면 반드시 6개월간 수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시기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을 감수하거나 아예 자비를 내고 실무를 배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변협 취업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등록된 인턴 채용 공고를 살펴봤다. 8회 변시 합격자에게 '세전 100만~150만 원' 수준의 급여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눈에 띄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주 40시간 근로 기준 월 환산액은 174만 5150원이다. 이에 못 미치는 셈이다.

변시에 합격한 C씨는 "변호사가 늘어나 법률 시장이 엉망이 됐다고 하는데, 정작 변호사 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선배 법조인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신동아 2019년 6월호 기사 중에서)

기사는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가져온 수임료 하락'과 '변호사 감축 VS 증원'이라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재의 법조계 상황도 전하고 있다.

이어 변호사들의 임금 상황을 전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개업 시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소속 변호사 1명당 한 달 평균 사건 수임 수는 2011년 2.83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줄었다. 변호사 수가 많아지면서 수임료도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태다.

변협은 자체 설문 조사를 통해 "2007년에는 변호사 수임료가 '500만 원 이상~1000만 원 미만' 범위에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2017년에는 수임료로 '300만 원 이상~500만 원 미만'을 받는다는 응답이 다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각자 역량에 달려 있다. 2017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변호사 4819명 중 18.44%(889명)가 월 매출((저자註 - 인건비, 사무실임차료 등 모든 비용을 공제하기 전의 금액) 200만 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5명 중 1명이 월 200만 원을 못 번다는 얘기다."(신동아 2019년 6월호 기사 중에서)


법무법인 광장
이종열 고문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 졸, 세종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안건(현 안진)회계법인대표, 김&장법률사무소(부문)대표, 미국UC HASTINGS 법학대학원 방문교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조세분과 회장, 미국 및 호주회계법인 간부 등, 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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