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으로서 86세대는 마침표 찍을 때가 됐다. 역할 많이 했다"
"임종석, 큰 결단으로 아름다운 선택 한 것", "향후 더 큰 역할 기대"
"민주당 내 불출마 예상 다수 있어...15-20명선" 논란 일 듯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세대로서의 86세대는 이제는 그만. 할만큼 했다"고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했다.사진은 지난 국정감사 모습(더팩트)
한달 전 국회의원으로선 최초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19일 "지난 촛불과 탄핵이 86세대로서는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 정치세대로서의 86세대는 이제는 그만. 할 만큼 했다"며 86세대에게 퇴진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86세대 퇴진론'을 거듭 펼치면서 "개개인 역량 있는 사람들은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는 저는 (86세대가)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정도 일을 했으니 우리는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라는 그런 기점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로서 역할은 끝내고 그 안에서 크게 역할하실 분들은 하게 하면 좋다"며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냈다.
80년대 군부독재와 맞서 당당히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고 그 결과 우리나라 민주화를 앞당긴 점과 촛불혁명을 통해 국정농단을 종결시켜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각인시킨 성과만으로도 86세대가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한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86세대가) 퇴진거부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묻자, 그는 "그러면 아름다운 퇴장이 안 되겠죠. 떠밀려나겠죠"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때를 알고 조금 일찍 떠나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과거에 벼슬길 나서는 선비들도 나설 때는 조금 늦게 나서고 나갈 때는 조금 빨리 나가라는 게 미덕이었다고 한다"고 은유적으로 86세대의 용퇴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이제 갓 국회에 들어온 초선이나 재선을 저는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 위에 2000년쯤부터 출마하기 시작한 분들은 이제 원내대표도 되시고 어느 정도 역할들을 하셨다"고 당내 86세대 다선 의원들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386들은 30대 때 이미 진출한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좀 일찍 나왔다"라며 "그것도 학생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사회적 보상으로 나왔다고 보는데 그러면 나갈 때는 좀 일찍 나가도 되지 않냐"라며 거듭 86세대 퇴진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86세대 대표주자중 한명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재선)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큰 결단이고 아름다운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항간에 종로 출마가 어려워져 서운한 마음에 불출마 선언한 게 아니냐'는 의혹엔 "그건 너무 비하하는 거죠.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저렇게 큰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종로 아니더라도 갈 수 있는 데는 많다. 임 전 실장 정도면 어디든 공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안 비켜줘서 불출마 선언했다고 하는 것은 그분의 선택을 너무 폄훼하는 거"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 불출마가) 더 적극적으로 86세대가 퇴출돼야 된다, 이런 뜻은 아닐 것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산파의 역할을 우리가 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언론에서 정계 은퇴라고 보는 관점이 많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정계 은퇴라 그러면 저부터 말리고 싶다. 큰 역할을 해야죠"라면서 "그만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우리 사회가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국회의원 경험도 당 사무총장도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제 시민운동·사회운동하면서 뭔가를 이뤄낸다 그러면 더 큰 역할을 해 봐라는 요구가 생길 수도 있다"고 언급한 뒤 "예를 들면 서울시장 또는 대통령 출마하라는 요구도 있을 수 있다. 그건 그때 가서 일이겠지만 저는 그분이 그 계산을 해 놓고 기획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민주당내 불출마 의향자에 대해선 "제법 있다"며 "세보지는 않았지만 저까지 포함해 의사를 좀 분명히 하거나 의사가 좀 강하신 분들 따지면 얼추 한 열다섯 분에서 스무 명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 대해선 "좋지 않다. 자제해야 된다"면서 "리더(대통령)가 성공하게 하는 것이 비서진의 몫이지 그 옆에 잠시 있다가 내 꿈 있으니까 나도 출마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리더 팔아서 자기 정치적 입신을 도모하는 것은 구태"라면서 "청와대를 나오면 누가 일을 하냐. 청와대에서 일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