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전문가 "한국의 NLL의 영유권 무효화하려는 北 전략 일환"
韓국방부, '北, 2015년부터 서해 무인도 군사기지화 작업 착수' 보고
美전문가 "연평도 포격처럼 도발 가능성...한미 대응이 중요"
◆…북한이 지난 2015년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대부분 섬에 군사시설을 구축한 점에 대해 미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이 주장하는 NLL 이남 영유권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고 VOA가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대부분 섬에 군사 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내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국이 주장하는 NLL 이남 영유권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한국 국방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북한이 2015년부터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대부분 섬들에 군사 시설을 구축했다고 밝힌 자료를 두고 미 전문가들이 밝힌 것이라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8일 전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서해도서 요새화 작업 실태'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북한이 2015년부터 연평도 인근 갈도와 아리도, 함박도 등 무인도를 군사기지화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갈도에는 화포를 배치하고, 아리도와 함박도에는 레이더를 설치해 감시기지로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갈도는 서해 NLL을 경계로 연평도에서 4.5km 가량 떨어져 있는 최단거리에 위치한다.
국방정보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갈도, 아리도, 함박도를 제외한 다른 도서는 2015년 이전에 이미 군사기지화가 완료됐고, 북한군이 주둔하지 않는 섬은 하린도, 옹도, 석도 3개뿐이라고 이 매체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VO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분쟁지역이라면 분명히 점령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북한의 움직임은 한국의 NLL의 영유권을 무효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들은 NLL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다른 섬들도 군사기지화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연평도를 가져야 한다'는 등 점차적으로 자신들이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장기적 접근법을 취하곤 했다"고 강조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군사기지화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없을 경우 연평도 포격처럼 이들 도서로부터의 포격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이 백령도를 포함해 한국의 NLL 이남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NLL 이북 도서들의 군사기지화를 통해 향후 NLL 자체의 효력을 무효화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라고 매체는 풀이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서해 NLL 일대 군사기지화에 대한 한미간 소극적 대응은 자칫 북한이 오판하도록 하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미 당국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미 해병대가 자체적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연합훈련이 부족하면 전쟁시 연합작전을 펼치지 못해 대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걱정된다"며 유예했던 한미 연합훈련의 조속한 재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8군 사령관 역시 북한의 잇단 도발이 남북 간 신뢰 구축이라는 당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9.19 군사 합의의 철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