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채찍'...북미 협상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 지배적
北의 미사일,방사포 도발에 美 정찰기 띄워 감시정찰 강화로 맞서
문재인 정권, '사드 사태' 이후 최대 위기 될 듯...향후 대응에 주목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과 맺은 비핵화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극적 조우 장면(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 역시 강조해 북미간 협상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주영 미국대사관저에서 예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과 면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4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왜 여전히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김 위원장을 신뢰한다. 지켜보자"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최근 잇따른 발사체 발사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로켓 발사를 좋아한다"며 "바로 이 때문에 그를 '로켓맨'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세 차례 만났는데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듭된 질문엔 "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미·북간 평화가 유지되고 있고, 자신과 김 위원장이 여전히 좋은 관계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아시아에서는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군대를 갖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런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사용해야 한다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합의했다는점을 강조한 뒤 김 위원장이 합의를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 관계가 북핵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미국에 또다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결과는 미국의 선택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외무성 리태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은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저들에게 필요한 시간벌이에 매달리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란 우리를 대화탁(테이블)에 묶어놓고 국내정치 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하여 고안해낸 잔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대화타령을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으며 이제 더는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면서 "우리는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 바"라고 지적했다.
담화는 나아가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잇따라 발사하는 등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고 있고, 미국은 이에 대해 미 공군의 지상감시 정찰기 E-8C(조인트 스타스)와 북한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 등을 수집하는 RC-135U(컴뱃 센트)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는 등 대북 감시활동에 강화로 맞서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협상 시한을 앞두고 서로 기(氣)싸움을 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연말 시한을 앞두고 지난 10월에 이어 재차 백두산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뭔가 중대 결심을 앞두고 하는 행동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말 시한으로 정한 북미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새로운 길' 등 중대 결심을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도발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압박에 직면한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2017년초 박근혜 정권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