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대통령과 통화에서 '중재자 역할' 미션 강조한 듯"
"문 대통령, 카드 없어..北, 이미 한국정부에 대해 기대 접은 것"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진=청와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9일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전날 '대단히 중요한 시험'이라고 강조한 발사체를 쏘아 올린 후 미국과 핵군축협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세현 부의장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크리스마스 때 사거리가 더 나가는 ICBM 또는 ICBM 여러 대를 한꺼번에 고출력엔진, 고체 연료를 써서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전날 '중대 실험'에 대해선 "아마도 ICBM 엔진 출력을 높이는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지 않고는 그걸 무슨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느니, '앞으로 이번 실험 때문에 북한의 전략적 지휘가 달라질 거다'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 말은 결국 이제 미사일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실험에 성공했다 하는 그런 의미"라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어 "그리고는 이제 우리(北)는 핵 강국에 이어서 ICBM 강국, 대륙간탄도미사일도 강국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협상 안 한다. 협상을 하려면 ICBM도 있고 핵폭탄도 가지고 있는 나라들끼리만 만나자(고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이 네 나라의 동북아 지역에서의 핵군축협상을 하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나아가 "핵군축협상으로 가자, 이런 식으로 나오면 거기 못 들어가는 나라가 일본하고 우리(한국)"이라면서 "모양이 아주 나쁘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 부의장은 또 "(대단히 중요한)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를 한 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이제 비핵화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놨다' 하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핵 문제를 가지고 미국과 협상할 일은 없다, 핵 보유는 이미 기정사실로 하고 핵 보유국·미사일 강국, 이런 나라들끼리 군축회담은 할 수 있지만 핵을 없애는 그런 식의 회담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셈법을 미국에게 12월 말까지 바꾸라고 했는데 바꾸지 않은 걸로 미루어볼 때 크리스마스 때까지 미국이 셈법을 바꿀 것 같지 않다는 계산을 이미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일부 외신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상당한 대화는, 국내 정치적 어젠다로서 북미대화를 편의주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간벌기 속임수"라고 미 행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7일 전화 통화에 대해선 "아마도 거기(통화에)서 가까운 시간 내, 금년 안에 북한이 좀 위험한 짓을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중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리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기자들에게 '나와 김정은 관계는 좋은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관계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곧 알아내게 될 것이다', 하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문 대통령한테 미션을 줬다"고 풀이했다.
정 부의장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가져갈 카드 유무'를 묻는 물음엔 "아무것도 없죠"라며 "작년 4.27 판문점 선언, 그다음 9.19 평양 선언에서 합의했던 것들을 미국의 견재 때문에 하나도 이행 못했다"고 한뒤 "이걸 보면서 북한은 이미 한국 정부에 대해서 기대를 접었다고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셈법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확실하게 해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든지 아니면 특사를 보내서 '셈법을 바꿀 테니까 일단 나와라' 하는 식으로 보장을 해 준다면 몰라도 그게 없으면 북한은 결국 새로운 길을 가는 쪽으로 이미 방향 설정을 해 놨는데 그걸 바꾸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