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외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국산화 추진
2000~3000만대 수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
이미 중앙처리장치·운영체제 확보
미·중 무역전쟁이 한 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중국 화웨이에 무역제재를 가한 뒤 싸움이 커지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에 미국산 돼지고기 구매 대량 취소와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 미국도 질세라 중국산 수입품에 1000억 달러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한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양보할 생각이 없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3년 뒤인 2022년까지 공산당 사무소와 공공기관에 설치되어 있는 외국산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단계적으로 중국산으로 바꾸기로 했다.
중국 공산당의 이 지침은 외국 기술에 덜 의존적인 중국을 만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미국 기업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피해가 예상된다.
| 트럼프를 막기 위해 '컴퓨터 만리장성' 쌓나? |
◆…북방민족을 막기 위해 돌로 쌓았던 만리장성. 중국은 이번엔 트럼프를 막기 위해 컴퓨터로 만리장성을 쌓을까? (사진 연합뉴스)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 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기업 화웨이에 무역 제재를 가했다.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유착해서 성장한 기업. 창업자부터가 인민해방군 출신으로,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중국 공산당과 인민 해방군에게 많은 사업을 수주 받았다.
미국은 화웨이를 인민해방군과 한 몸 또는 군산복합체로 보기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제품 자체도 보안상 취약점이 많아 보안 전문가들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와 인터뷰한 유라시아 그룹 컨설턴트 폴 트리올로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017년 6월1일 사이버 보안법을 발효했고, 이에 따라 외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이버 보안법은 중국에서 지켜야할 보안과 개인정보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는 법이다. 특히 중국 공안들이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의 컴퓨터 내부 정보와 보안 취약점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보안 분석가들은 2000만대에서 3000만대 사이의 컴퓨터와 하드웨어가 교체될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교체될 하드웨어의 30%가 2020년까지, 50%가 2021년까지, 나머지 20%가 2022년까지 교체될 것으로 본다.
많은 외국산 컴퓨터와 하드웨어가 중국산으로 교체되지만 이것이 얼마나 종합적인 지침인지는 불명확하다고 한다.
수 많은 컴퓨터에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의 중앙처리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중앙처리장치를 교체한다면 그 와 관계 있는 메인보드와 메모리 등도 함께 교체해야 할 수 있다.
| 중국산 '중앙처리장치'와 '운영체제' 현황 |
◆…왼쪽은 AMD읭 중앙처리장치를 바탕으로 만든 '하이곤 디아나', 오른쪽은 AMD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인 '에픽'이다. 둘이 꼭 닮았다. (출처 Annotech, Wikipedia)
지난 2016년, 미국의 AMD와 텐진-하이광 선진 기술 투자 유한공사가 합작 회사를 만들었다. 중국과학원이 이 유한공사를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AMD의 1세대 젠(ZEN) 마이크로 아키텍쳐를 바탕으로 하이곤 디아나(Hygon Dhyana)라는 중앙처리장치를 함께 만들었다.
하이곤 디아나는 AMD의 1세대 라이젠(2017) 중앙처리장치와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고 한다. 이 중앙처리장치를 중국의 1위 반도체 회사인 SMIC(반도체 제조 국제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신 중앙처리장치는 아니지만 충분히 강력한 성능으로 사무용 컴퓨터 정도는 충분히 대체하고도 남는다.
남은 문제로 소프트웨어가 있다.
많은 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쓰고 있으며 많은 소프트웨어가 이에 기반하고 있다. 중국도 우분투 기반으로 자체 운영체제인 기린(Kylin)을 개발했다.
우분투는 전세계적으로 서버용 운영체제로 많이 쓰인다.
이미 우분투 기반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도 많이 개발되어 있다.
한 전문가는 "전세계 모든 컴퓨터 부품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윈도우를 대체할 운영체제도 확보한 상태이다. 2000만대가 넘는 컴퓨터를 교체하고 사용자들을 재교육하는데 힘들겠지만, 중국 같은 사회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