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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2년만에…'내부 출신' 청장 얻은 관세청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 2019.12.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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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환 현 관세청 차장(이하 노석환 청장, 사진)이 12일 제30대 관세청장에 전격 임명됐다.

수 개월 전부터 예고된 교체 인사였다.

실제 김영문 관세청장 교체설은 지난 6~7월을 전후해 관가 안팎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청와대가 김 청장으로부터 '특정인'을 추천 받아 인사검증 등을 진행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관세청과는 그 어떤 인연도 없었던 '검사' 출신 김 청장은 지난 2017년 7월 관세청장 임명 이후 큰 무리 없이 조직을 잘 이끌어왔다. 대한항공 밀수 혐의 조사 등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부화뇌동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대과는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2~3개월 전부터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이면서 '구설'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관세청 안팎에서 그를 총선 차출할 계획이었다면 진즉 교체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그의 교체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결과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청와대가 김 청장을 내리고, '내부 출신' 노석환 청장을 밀어 올리면서 관세청은 무려 12년만에 '오리지널' 내부승진 청장을 얻어내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관리형' 수장 필요했던 靑, 노석환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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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서울본부세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시장에서 복지시설에 전달할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노석환 청장.

노석환 청장은 지난 2008년 3월 물러난 성윤갑 전 관세청장(재임기간 2005년 5월~2008년 3월)의 대를 잇는 정통 내부승진 청장.

지난 2016년 천홍욱 전 관세청장(재임기간 2016년 5월~2017년 7월)도 내부승진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차장 퇴임 후 1년 가량 외부기관에 머물다 관세청장으로 임명된 케이스여서 노석환 청장과는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애매한 측면이 많다.

넓은 의미에서 볼때 노석환 청장의 임명은 그만큼 관세청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현재의 운영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길 바라는 청와대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2월 관세청 차장에 임명됐던 노석환 청장은 그 누구보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관세청에서 보낸 정통 중 정통 관세공무원이다.

김영문 청장 임명 당시 이런 저런 추문에 휩싸여 흔들리던 관세청에는, 다소 '이벤트'적인 요소들이 필요했다면 현재는 이벤트적 요소 보다는 안정적인 '관리형' 수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운(?) 좋게도 타 부처(기획재정부 등) 출신 마땅한 후보들이 없었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관리형 수장을 고른다면 관세청에 잔뼈가 굵고 조직 내부에서 높은 신망을 받고 있던 노석환 청장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후보였다.

만약 김영문 청장 임명 당시처럼 관세청이 외풍에 시달리고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비록 끝물에 스스로 의미를 퇴색시키기는 했지만 김영문 청장이 그만큼 관세청을 잘 이끌어 왔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화된 조직의 분위기가 '내부승진' 청장 배출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첫째도 둘째도 안정... '묵직한' 조직운영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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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노석환 청장은 공직 대부분을 관세청 본청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이번 청장 임명으로 대전 생활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

그동안 산하 외청장인 관세청장 자리를 사실상 '독식'하다시피해 온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는 쓰린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마땅히 내세울 후보가 없었기도 했지만, 3회 연속(천홍욱→김영문→노석환)으로 관세청장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던 '인사기득권'의 의미가 쇠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기획재정부 출신들의 관세청장 임명이라는 관행을 끊어내고 해당 조직을 잘 아는 인사들로 청장 자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그것이 곧 조직에 긴장감도 불어넣는 등 전체적으로 타 경제부처에 비해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는 관세청이 활력있게 운영되게 만드는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석환 청장의 양 어깨는 (몇 되지는 않지만)기존 내부승진 청장들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직을 잘 추스르고 인재들을 잘 양성해 우수한 풀을 만들어 놔야 자신 이후 또다른 내부승진 청장들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계처럼 돌아가는 관세청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 노석환 청장은 '일 잘하는 관세청'을 만들기 위한 보여주기식 운영책 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관세청'을 만들기 위해 묵직한 운영책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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