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장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31일 열린 항소심 선고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이 전 청장에게 1심과 구형량이 같은 징역 8년에 벌금 2억4000만원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31일 이 전 청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국고등손실)등 혐의 항소심 선고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전 청장은 2011년 9월 국세청장 접견실에서 DJ비자금 추적 지시를 받은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으로부터 '비자금 추적 진행 상황'을 브리핑받고 활동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2018년 3월 구속기소됐다.
이 전 청장은 재임 시기인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해외 정보원에게 김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을 추적하는 비용을 지급한 혐의(국고손실)도 있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이 이른바 '데이비슨 프로젝트'로 알려진 DJ비자금 소문 추적 작업 과정에서 당시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을 수행한 박윤준 전 차장을 통해 해외정보원에게 14회에 걸쳐 총 5억3500만원과 미화 5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봤다.
그러나 1심은 "이 전 청장이 국정원의 공범으로 인정되기 위해선 국정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인식하는 점을 넘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범행 가담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전 청장이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므로 국고 손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이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으로부터 1억2000만원의 활동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은 "박 전 국세청 차장과 김 전 대북공작국장 등 관련자들의 검찰 및 법정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면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