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최근 6년 영업실적. 2019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OIL이 지난해 외생변수에 흔들린 끝에 30% 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년간 짧은 호황기를 누린 뒤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는 모습이다. 작년은 손익분기점(BEP)을 지속적으로 밑돈 정제마진이 업계에 큰 충격을 한 해였는데 이에 따라 S-OIL도 주력인 정유부문이 결국 적자로 1년을 마무리했다.
S-OIL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4조 3942억원, 영업이익 4492억원, 당기순이익 865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4.2%, 29.8%, 66.5%씩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0.7%p 떨어진 1.8%에 그쳤다.
지난 2016년 1조 6169억원, 2017년 1조 3733억원 등 2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으로 순항했으나 2018년 이익이 6395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 실적이 더욱 뒷걸음질치게 됐다. 2016년 16조 3218억원 저점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외형도 3년 만에 재차 축소됐다. 매출의 경우 판매량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제품 판매단가 하락으로 인해 줄어들었다는 것이 S-OIL의 설명이다.
2018년에는 4분기 3개월 만에 배럴당 30달러 가량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일제히 재고관련손실로 인한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정제마진이 3분기 잠시 회복세를 보였던 것을 제외하고 1년 내내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 수준에도 못 미쳤다. 특히 작년 4분기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정유제품 수요 감소, 국제해사기구(IMO) 2020 선박유 황함량 규제 시행 임박에 따른 벙커C유 가격 하락 등이 한 때 18년 만에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불러오기도 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운반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손익분기점을 밑돌 시 정유사들이 제품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S-OIL은 이 같은 요인에 의해 정유부문 영업손실 253억원으로 한 해를 마감해야 했다. 정유사업은 정제마진이 최악이었던 4분기에만 797억원의 적자를 봐야했다. 비정유 부문인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도 지난해 누적기준 전년도보다 각각 27.3%, 14.1%씩 감소한 영업이익 2550억원, 2195억원에 머물렀다.
◆…S-OIL 최근 6년 영업실적. 2019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4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6조 4762억원, 영업이익 386억원, 당기순이익 6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교하면 매출만 5.6%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순이익이 3.9%, 33.3% 늘고 영업이익 83.3% 감소했다.
IMO 2020 시행에 앞서 고유황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하락하자 정유 부문이 적자에 허덕였으나 윤활기유는 고유황유를 원료로 활용하는 만큼 스프레드가 개선돼 영업이익 982억원, 영업이익률 24.3%를 기록했다. 순이익의 경우 영업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말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50원대로 1200원 내외였던 직전분기보다 안정세를 보인 덕분에 1020억원의 환차익이 발생한 영향을 받았다.
S-OIL은 올해 국제 황함량 규제의 본격 시행 등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IMO 2020 시행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힘입은 수요성장이 신규 설비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정제마진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고품질 윤활기유 수요가 꾸준히 늘면 윤활기유 스프레드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프로필렌옥사이드(PO)의 다운스트림 수요 회복에 따른 저년 수준 유지, 파라자일렌(PX) 시설 가동률 하락에 의한 공급과잉 해소 등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