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에 공개 호소…"검증위 단계서 물러난다면 두 번 죽는 셈
"靑서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
"당, 저에게 가혹하다 생각해...검증위, 3일엔 결정해달라"
"공관위서 경선 배제한다면, 정무적 판단에 이후 토 달지 않을 것"
◆…군산 출마를 선언한 김의겸 전 정와대 대변인이 지난 1월 10일 민생경청 대장정 돌입하면서 첫 번째로 서해환경 청소노동자와 대화를 나누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사진=김의겸 페이스북 캡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흑석동 재개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예비후보 적격 심사를 오늘 3일로 지연한 것과 관련,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에서 자신에 대한 예비후보 적격 심사 판정을 세 차례나 보류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이 저에게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예비후보로 뛸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해찬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이전 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전 대변인은 자신의 흑석동 재개발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도 "나름대로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 각종 증빙자료는 검증위에 제출했고 검증위도 다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증위 현장조사팀이 여의도 당사 등에서 두 차례 저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다"면서 "그 결과를 지난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 보고를 한 것으로 안다. 3일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자신에 대한 적격 심사를 요청했다.
민주당 검증위는 김 전 대변인에 대해 그동안 3차례 '계속 심사' 결정을 내리며 적격 여부 결정을 미뤘다. 검증위가 '적격' 판정을 내리더라도 이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무적 사항까지 고려해 최종 공천 여부를 판단한다.
김 전 대변인은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다"며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고 자신의 처지를 거듭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隻·서로 원한을 품어 반목함)을 졌다"며 "그런데 그들의 프레임을 민주당에서조차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누가 그런 악역을 자처하겠나"라고 자신이 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신임을 우회 주장했다.
김 전 대변인은 "3일 열리는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달라"고 검증위의 결심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다. 법적 단계를 넘어 정무적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때는 한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또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저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고까지 말해 절박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김 전 대변인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대표가 공천에서 배제됐을 당시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할 수는 없는지요.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4월 흑석동 재개발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번 총선에 고향인 군산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투기 의혹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 검증위 예비후보 적격 심사에서 3차례 '계속 심사' 결정을 받았다.
민주당 검증위는 오는 3일 마지막 회의를 갖고 김 예비후보에 대한 적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김 전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도 "묘하게 우리 둘은 호된 시련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공개편지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초 전 장관이 청와대와 장관직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한 김 전 대변인이 조 전 장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