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및 왕산마리나 매각 결정… 2월 6일 이사회에서 유휴자산 매각 추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거버넌스위원회도 구성
KCGI “신뢰성 없다” 주장하며 주총 전자투표 도입 요구… 재계 “위기극복 우선돼야”
◆…대한항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또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대한항공은 2월 6일 이사회를 열어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건을 의결 했다.
우선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각각 추진한다.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9년 2월 안정성 및 수익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23'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약속한 바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6년 준공된 해양레저시설인 용유왕산마리나의 운영사로 대한항공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주간사 선정 및 매각공고 등 관련한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사내이사인 우기홍 사장이 위원직을 사임하고, 사외이사인 김동재 이사를 신규 위원으로 선임 의결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 및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전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김동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금일 결의한 안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회사의 굳은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이날 발표에 대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현 경영진의 방안에 대해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조현아 전부사장, 반도건설 등 연합세력은 3월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하고 전자투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지난 5일 대한항공 사우회는 “직원들은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을 끌고 들어와 경영권을 흔들 경우 고용 안정성이 나빠지고 그룹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면서 현 경영진과 조원태 회장 지지의사를 밝혔다.
최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 회장 지지의사를 밝혀 조 회장측은 한진칼 지분 33.5%를 확보한 것으로 보여지며, KCGI, 반도건설, 조현아 부사장 측은 32%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 35% 가량은 국민연금과 일반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최근 일본여행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항공업은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시급히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최우선”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세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가족간 화목으로 그룹의 안정과 발전”이라는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에도 불구하고 땅콩회항 사건으로 그룹에 엄청난 물의를 일으키고 기업가치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 결탁하여 위기 상황에서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주식분석 전문가 A씨는 “보유주식의 일부를 저축은행 등에서 주식담보대출로 연명하는 KCGI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고액의 배당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저축은행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의 만기가 다가 옴에 따라 만기연장과 이자부담에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