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제마진 부진에 정유부문 주춤
원유다변화·IMO규제 대응…감소폭 줄여
◆…현대오일뱅크 최근 6년 영업실적. 2019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오일뱅크가 전년도보다 영업이익이 20% 가량 줄어든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전반을 뒤흔든 정제마진의 부진에 현대오일뱅크도 타격을 받아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분기 영업외수지가 개선된 모습이 나타나면서 순이익이 반등해 누적치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선방했다.
6일 현대중공업지주의 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1조 1168억원, 영업이익 5220억원, 당기순이익 3129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8%, 영업이익이 21.0%, 순이익이 22.5% 줄어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도 3.1%에서 0.6%p 하락했다.
2017년 1조 13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최대 호황기를 누린 뒤 이듬해부터 외생변수에 시달리며 이익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2016~2018년 반등을 거듭한 외형의 성장세도 이번에 한풀 꺾였다.
지난해는 정제마진이 한 때 약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크게 부진한 영향에 정유업계가 흔들렸던 시기였다. 이는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운반비 등을 제외한 마진으로 배럴당 4~5달러 수준의 손익분기점(BEP)을 3분기 회복세를 보이던 때를 제외하고 1년 내내 거의 넘기지 못하면서 업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도 주력인 정유부문(별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3306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 최근 4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순이익의 경우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 S-OIL 등 경쟁사들이 유가 변동에 따른 환손실 등으로 1000억원 미만에 그친 것과 달리 홀로 3000억원을 넘겼다. 여기에는 4분기 반등이 주효했다.
연결기준 4분기 매출액은 5조 3522억원, 영업이익은 1090억원, 당기순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12.5% 줄었지만 영업익과 순익은 흑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30.9% 감소하고 매출이 0.9%, 순이익이 197.6% 늘어났다.
누적 실적이 전년도 수준에는 못 미쳤으나 경쟁사들이 연결기준 30% 내외의 영업익 감소폭을 보이고 정유사업 이익도 40% 가까이 줄어들거나 적자로 돌아서는 흐름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설비 고도화 전략과 원유도입선 다변화에 더해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황함량 규제에 따른 저유황 선박유 시장 선제 대응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중동산 원유 비중이 40% 정도이고 멕시코산 초중질유 투입 효과, 고마진유종의 높은 판매비중 등이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