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경기 부진이 완화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全)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0%포인트 높은 3.2%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0.2→4.2%), 서비스업 생산(2.5→2.8%)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면서다.
그러나 KDI는 "1월말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향후 경기의 개선 흐름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실제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됐던 2015년 6~8월 사이,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5% 줄었고 서비스업생산도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진 바 있다.
KDI는 또 중국산 부품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달(3.6%)보다 확대된 4.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구재는 승용차(24.5%), 비내구재는 화장품(23.0%)을 중심으로 각각 12.6%·4.8%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상승(100.5→104.2)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소비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 KDI는 메르스 사태를 예로 들며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활동의 위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12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달(-0.1%)에 비해 큰 폭 확대된 11.1%의 증가율을 보였고, 같은 달 건설기성(불변)은 비거주용 건축·토목 부문이 증가하면서 전달(-4.8%)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2.1% 증가율을 기록했다.
1월 수출은 전달(-5.2%)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6.1% 증가율을 보였으나, 일평균 기준(-5.2→6.1%)으로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선박(59.0%)이 크게 증가했으며, 반도체(-17.7→-3.4%)·석유제품(-6.7→-2.2%)은 감소폭이 줄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대외 수요 위축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KD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거시경제적 파급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향후 경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