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지분 17.25% 매각 불투명…주가 1만3800원 넘어야
과점주주 체제서 이사회 독립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주주가치 제고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리금융지주와 금융감독원 간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되면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8.32%(1억2460만4797주)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예금보험공사로 지분 17.25%(1억2460만4797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낮아진 것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카드의 소규모 주식교환에 따른 신주발행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이 4210만3377주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17.25%를 손해보지 않고 매각하려면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1만3800원을 넘어야 원금 100%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1998년 외환위기당시 금융사 구조조정을 거치며 총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에 투입했습니다. 이후 지분매각 등을 통해 82.75%(11조1000억원)를 회수했지만 17.25%(1조7000억원)는 회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은 재상장된 지난해 2월 13일의 주가가 1만5600원이었나 국내외 어려운 경제상황에 금융감독원과의 불협화음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지분 매각은 올해부터 3년간 약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매각을 실시합니다. 대규모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수량경쟁입찰을 먼저 실시한 후 유찰·잔여물량은 블록세일로 처리합니다.
구체적인 절차는 매각공고 → 투자의향서(LOI) 접수 → 본입찰 → 낙찰자 결정 및 주식매매계약체결 → 유찰 또는 잔여물량은 블록세일 추진 과정을 거칩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6년 11월 민영화 차원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7대 과점주주들에게 지분 29.7%가 매각됐습니다.
7대 과점주주들의 지분은 우리금융지주 신주 발행으로 지난해 9월말 약 28.0%로 다소 줄었습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지분 17.25%를 갖고 있고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며 지분 7.7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부측 지분은 예금보험공사와 국민연금공단을 합하면 24.96%에 달합니다. 정부측 지분이 7대 과점들의 지분 28.0%에 비해 3.04% 적지만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아직 갈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장동우·노성태·박상용·전지평·정찬형 등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회장이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노비스 1호(IMM PE)가 지분 5.62%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IMM PE를 포함해 7개 과점주주의 지분은 약 28.0%에 이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사주조합이 지분 6.36%를 갖고 있습니다. 자기주식수는 한주도 없습니다.
◆…자료=키움증권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2020년 2월 12일 1만 3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19년 2월 14일 고점 1만 6000원에 비해 35% 하락한 수준입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2020년 2월 3일 저점 1만원에 비해서는 4% 상승한 수준입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연말 배당락으로 하락한데 이어 연초부터 급락하고 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1월부터 지주회사로 새롭게 출범해 분기별 4개 재무재표 실적이 공시됩니다. 2019년 4분기엔 실적이 부진합니다. 금융회사의 순이자이익은 매출액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2019년 2분기 영업이익은 425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5% 감소했습니다. 순이자이익 대비 영업이익률은 28.8%를 나타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6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9월말 누계 연결기준 순이자이익이 조정전 3조 9277억원 규모입니다. 은행 부문이 3조 4769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체의 8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신용카드 부문이 4110억원으로 전체의 10.5%, 종합금융 부문이 374억원으로 전체의 1.0%, 기타 종속기업이 16억원, 지주회사가 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리금융지주의 잠정 공시된 2019년 연결기준 순이자이익 대비 영업이익률(OPM)은 47.4%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ROE는 약 8.5%, ROA 0.6%로 추정됩니다.
우리금융지주의 2020년 2월 12일 주가를 적용해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한 PER은 약 3.6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2862원 수준입니다.
■ 우리금융지주에 남겨진 과제
우리금융지주와 금융감독원과의 힘겨루기 양상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꾀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하락을 빌미로 보유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한 민영화를 허락할 경우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가능하면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고삐를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우리은행 민영화 3대 원칙으로 공적자금 회수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내세웠는데 결국 아무것도 실천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1년 이상 지난 우리은행 비밀번호 무단 변경 사건을 최대한 신속히 제재위에 올리기로 했다는 점도 우리금융지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 5~8월 2만3000여명의 고객의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금감원이 조사중입니다.
우리은행은 당시 자체검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같은해 10월 금감원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손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우리금융과 금감원과의 갈등이 불거진 미묘한 시점에 1년 넘게 묻힌 사건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3~4월께 위험자산 평가방식이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에도 어려움이 따를 전망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부등급법을 인정받으면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지면서 증권사나 보험사와 같은 금융회사를 M&A(인수합병) 하는데 탄력을 받게 됩니다.
오는 3월 열리는 우리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오정식 상임감사에 대한 후임도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 감사는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했고 한미은행, 씨티은행, KB캐피탈 등 여러 금융기관을 거친 민간출신입니다. 반면 일부 시중은행들은 금감원 출신들을 상임감사로 선임하고 있습니다.
금융가에서는 벌써부터 금감원 국장 출신이 우리은행 상임감사로 선임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금융지주나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영향권으로부터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과거 취약한 지배구조와 관치 논란 등이 대기업 신용리스크 확대 등을 야기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가 수차례 반복되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우리금융지주에 조바심을 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과점주주 체제에서의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꾀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