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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실적분석]

정유업계, 일제히 수익성 악화…5년來 최저 영업익

조세일보 / 임재윤 기자 | 2020.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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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 정유 빅4 합산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급락으로 전반적인 적자에 허덕이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던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로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빅4의 합산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2016년 8조원에 육박하며 최대 호황을 누렸던 시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 때 반도체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산업군으로 꼽혔으나 짧은 호황기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작년에는 정제마진이 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운반비 등을 뺀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가량이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되는데 지난해 1년 중 대부분이 BEP에도 못미치며 부진했다. 이에 업계는 2018년 말 저유가에 이어 2년 연속 외부적 요인에 따른 실적부진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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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분기별 정유 빅4 합산 영업실적.

정유 빅4의 공시 발표자료에 따르면 4사의 지난해 합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128조 6490억원, 영업이익 3조 1202억원, 당기순이익 91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6.7%, 영업이익이 32.9%, 순이익이 70.2% 줄어든 규모다. 외형 축소에 비해 이익 감소폭이 더 컸던 만큼 합산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0%p 떨어진 2.4%로 기록됐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4조원 아래에 그친 것은 최근 5년 중 처음이다. 2014년 국제유가가 단기간 배럴당 50달러 이상 급락하는 암초를 만나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 등이 일제히 적자를 본 이후 가장 이익 규모가 작다. 이듬해 정유사들은 4조 686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는데 당시 저유가 기조 장기화가 오히려 정제마진의 개선을 불러온 것이 주효했다.

유가가 높을지라도 단기간 크게 요동치는 것보다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는 게 재고평가손익에 있어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유사들은 유가급락 시절을 교훈 삼아 고도화와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시황 호조까지 겹치며 2016년부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2018년 4분기 다시 한 번 짧은 기간 내 30달러 가량 떨어진 유가변동으로 인해 호황기를 마감한 바 있다.

작년에는 역대 최악의 흐름을 보인 정제마진이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업계에 의하면 국내에서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연초부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부진, 세계 정유사 가동률 상승 등으로 인해 BEP를 밑돌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선박유 황함량 규제 시행에 따른 조기효과로 3분기 잠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공급이 늘어나는 등 공급과잉 상태에 부딪치고 IMO 규제 시행을 앞두고 벙커C유 등 고유황유의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11월 중순 이후 정제마진이 약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태도 벌어져 정유사 주 사업군에 큰 부담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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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정유 빅4 영업이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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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정유 빅4 영업실적 증감률.

연결기준으로 각 사 중에서는 업계 막내격인 현대오일뱅크가 21.0%의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율로 그나마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이외에 GS칼텍스와 S-OIL은 각각 28.7%, 29.8%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39.6% 줄어들었다. 정유사들의 매출 감소율이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된 셈이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각 사별로 전년도보다 1%p 내외로 하락해 일제히 3%에도 못 미치며 부진했다.

이 가운데 정유부문은 GS칼텍스가 32.6%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내비쳤고 SK이노베이션이 36.5%, 현대오일뱅크가 42.5%씩 각각 줄어들었다. S-OIL의 경우 정유사업이 253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해 가장 부침이 심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권역에서 정제마진이 워낙 부진해 석유제품보다 원유가 더 비싸 기형적 구조가 나타났다"며 "호르무즈 위기로 인해 중동산 원유도 비싼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줄어 제품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해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 보는 시기가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이 실적 회복에 시급한 상황이지만 올 상반기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기조는 벗어났으나 아직 BEP와 크게 거리가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석유수요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중국 시장이 위축되고 여행객 감소에 따른 항공유 소비 감소도 나타나 정유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원유 도입선 다변화, 비정유 사업 강화 등 정유사들이 마련 중인 자구책이 올해 더욱 절실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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