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담서 격론 벌여
백성문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적 논조의 글 쓴 것뿐"
조수진 "선거기사심의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위반' 권고결정 있어"
민주당 고발 철회엔 모두 "고발 부적절, 철회 잘한 것"
지난달 28일 임미리 고려대 한국한연구소 연구교수가 중앙일보에 게재한 칼럼 '민주당만 빼고'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로 선거법 위반 아니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관심을 끌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최근 논란이 된 임미리 고대 교수 고발 건과 관련, 임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이 '선거법 위반'인지 '표현의 자유'인지 대담을 진행했다. (김현정 뉴스쇼 홈페이지 갈무리)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 주제와 관련, 백성문 변호사와 조수진 변호사 두 변호사를 초청해 대담을 가졌다.
백성문 변호사는 대담에서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이 선거법 위반이라면 지금 신문에 나오고 대중들이 얘기하는 여권 심판론, 야권 심판론. 이거 다 선거법 위반이 된다"며 "이건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법 위반 아니다'는 근거로 백 변호사는 "특정 후보자를 낙선시키거나 당선시키기 위한 행위가 선거 운동이라고 하면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나머지 칼럼의 내용은 지금 민주당과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쓴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까지 선거 운동의 범주 안에 포함시킨다면 선거 운동의 범위가 무한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통상 이런 내용이 다소 들어 있다 하더라도 언론에 실린 기사나 칼럼 같은 경우에는 선관위에서도 기본적으로 선거 운동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부연설명했다.
역시 대담에 나온 조수진 변호사는 "임미리 교수가 표현의 자유를 전적으로 보장받아야 된다라고 지지하지만 법률가로서 볼 때는 안타깝게도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선거법 위반이다'라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그 근거로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인 것과 아닌 행위를 구별하고, 그다음에 기간을 정해서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면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21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은 4월 2일부터 14일까지로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다. 그런데 (임 교수는 민주당을 찍지 말자라는 취지의 칼럼을 쓴 것이 사실상의 사전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에 실리는 기사나 칼럼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는 이 자체가 사실 드문 일'이라는 점에 대해 백 변호사는 "선거기사심의위원회인가에서 무슨 권고 일정 나왔으니까 선거법 위반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며 "그건 오해고 기본적으로 선관위 입장은 언론에 실린 칼럼이나 기사를 기초로 해서 다소 선거 운동의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경우는 선거 운동으로 보지 않는 것이 제가 알고 있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변호사는 "그동안 선관위에서 언론에 난 글을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은 이렇게 고발까지 간 사례가 굉장히 드물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지금 언론중재위원회 산하의 선거기사심의위원회에서 '공직 선거법 8조 위반이다'라는 유권 해석을 내려서 권고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선거법 위반은 위반이라는 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장 낮은 수위의 권고를 내리기는 했지만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 운동이 굉장히 광범위하다"며 "임 교수처럼 민주당 빼고 투표하자라고 얘기하면 사실 선거법 위반이 아닐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 변호사는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주 엄격하게 해석을 해야 한다"며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해석을 하게 되면 임미리 교수 칼럼뿐만 아니라 정권 심판론, 야권 심판론, 그다음에 SNS에 '나는 이번에 절대 누구 안 찍을 거야', '어느 당 안 찍을 거야'라고 하는 것까지 다 선거법 위반이다"고 재차 반박했다.
한편, 조 변호사는 "지금 공직선거법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선거법에서 지금 굉장히 광범위하게 선거 운동을 금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상식하고 좀 충돌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임 교수도 다른 언론에 전날자로 인터뷰를 하면서 본인은 '민주당이 그동안 실정한 거에 대해서 반성해야 된다고 경고하려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만 빼고, 빼고 플러스 투표하자. 이렇게 표현해버리면 현행 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임 교수) 칼럼의 전체적인 취지를 봐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면서 "선거 운동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하다 보면 사실상 선거와 관련된, 특정 정당에 관련된 지지, 아니면 반대 의사가 전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후보자도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걸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거 자체가 이거는 지나친 확장 해석"이라며 "지나친 표현의 자유 침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이 글이 언론에 실리지 않고 임미리 교수 개인 SNS에 실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안 됐을 거"라며 "언론에서야말로 공정 보도를 하라고 공직 선거법에 써 있다. 언론에서 논평란을 통해 민주당만 빼고 찍자. 사실 그 부분이 민주당에서 고발까지 하게 된 원인 중에 하나인 것 같다"고 거듭 선거법 위반임을 강조했다.
'임미리 교수 칼럼 사태를 통해서 얻어야 될 점'에 대해 조 변호사는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도 선거법에서 이것저것 다 막고 국민들이 1인 미디어, SNS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표현의 자유를 많이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비판적인 견지에서 강하게 비유하면서 집권당을 비판하는 것까지도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되는 사태가 온 것 같다"면서 "그래서 이번 계기로 선거법 개정에 관한 논의가 있는 게 생산적이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 역시 조 변호사 의견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해석을 넓게 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궁극적으로 지금 공직선거법은 개정이 돼야죠. 이게 왜 선거법 위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이런 토론이 필요 없게 공직선거법에서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좀 더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고발 조치한 점'에 대해서 백 변호사는 "사실 그건 공당에서 하면 안 되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대중들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발은 굉장히 부적절했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 역시 "저도 민주당에서 원칙적으로 처리한 걸로 보입니다마는 집권 여당에서 그 정도 관용을 보이지 못했다라는 부분은 비난을 받아야 된다"면서도 "철회한 건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